미 내쉬빌 폭발…폭발한 차량에서 “즉각 대피” 경고 방송

한동훈
2020년 12월 26일 오전 1:01 업데이트: 2020년 12월 27일 오후 2:43

성탄절이었던 25일(현지 시각) 오전 이른 시각, 미국 테네시주 내슈빌 시내 한복판에서 폭발 사고가 일어나 건물 수십 채가 파손되고 3명이 다쳤다.

현장 인근에서 유해 1구가 발견됐으나, 폭발로 인한 것인지는 확실치 않다. 경찰은 계획적인 범행으로 보고 수사 중이다.

특이한 점은 폭발 15분 전, “즉시 대피하라”는 경고 음성이 확성기를 통해 울려 퍼졌다는 점이다. 그것도 폭발한 차량 내부에서다.

주차된 차량 맞은편 건물에 설치된 것으로 보이는 CCTV 영상에도 이러한 경고 방송이 포착됐다.

폭발 몇 초 전부터 시작되는 이 영상에는 “이 지역에서 즉각 대피해야 한다” “이 메시지를 듣는다면, 즉각 대피해야 한다”는 녹음된 여성의 목소리가 거리를 쩌렁쩌렁 울렸으며, 수초 뒤 섬광과 함께 화면이 새하얗게 변하는 장면이 담겼다.

Nashville RV
폭발 사건에 사용된 것으로 추정되는 캠핑카. 거리 CCTV에 찍힌 모습 | Metro Nashville Police Department
폭발현장 인근 CCTV 화면 캡처

내슈빌 경찰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폭발 전 집마다 다니며 시민들을 안전한 곳으로 이동하도록 대피시킬 수 있었다”며 “폭발 전 사람들에게 그 지역에서 벗어나라고 경고하는 확성기 목소리가 들렸다”고 밝혔다.

AP통신에 따르면, 내슈빌 경찰은 이날 오전 5시 30분께, 내슈빌 2번가 북쪽에서 총소리가 났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했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수상한 레저 차량(RV)이 발견됐고, 주차된 차량 내부에서는 ’15분 안에 폭탄이 터질 것’이라는 녹음된 목소리가 크게 흘러나왔다.

경찰은 즉시 폭탄처리반에 지원 요청을 하고 인근 건물 내 주민들을 대피시켰으나, 차량은 처리반이 도착하기 전인 오전 6시 30분께 폭발했다.

| AP 연합뉴스
| USA TODAY NETWORK via REUTERS=연합

폭발로 인해 인근 건물은 유리창이 산산조각 나는 등 파손됐고, 주민 3명이 경미한 부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졌다. 경찰관 한 명은 폭발 당시 굉음에 의해 청력 손상을 입었으나, 일시적인 손상이라고 경찰 측은 기자회견에서 밝혔다.

현장에서 발견된 유해에 대해서는 폭발로 사망했는지 확실치 않다. 또한 차량 내부에 사람이 있었는지도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경찰은 이 유해가 폭발과 관련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하고 있다.

수사는 미 연방수사국(FBI)이 지휘를 맡고, 주류·담배·화기 및 폭발물 단속국(ATF)도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에서 폭발물 관련법 위반과 테러행위 등은 연방범죄이며, FBI 관할이다.

폭발 장소 가까운 곳에는 미국 통신사인 AT&T 송신 건물이 있었으며, 사고로 인해 통신 서비스가 중단됐다. 폭발 현장 인근 CCTV 영상에서도 폭발 직후, 화면이 흑백으로 변하며 영상신호가 왜곡되는 현상을 볼 수 있었다.

한편, 주드 디어 백악관 대변인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폭발 사건을 보고 받았으며, 현장 주민들을 대피시켜 인명피해를 최소화한 최초 대응자들에게 감사하고 부상자들을 위해 기도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