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토부 “바이든 취임 후 불법 입국 급증…20년만에 최대”

이은주
2021년 03월 17일 오전 9:58 업데이트: 2021년 03월 17일 오후 3:52

미 국토안보부가 조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한 뒤 두 달간 남부 국경지대에서 불법 입국자의 수가 급증했음을 확인했다. 

알레한드로 마요르카스 국토안보부 장관은 16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우리는 남서부 국경에서 지난 20년 만에 가장 많은 개인(불법 이민자)과 맞닥뜨릴 상황에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마요르카스 장관은 “남서부 국경지대 상황이 어렵다”면서 국토부가 이들 지역을 관리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바이든 행정부 들어 미국-멕시코 남부 국경지대에서 불법 밀입국이 급증하고 있는 상황을 인정한 셈이다. 다만 국토부는 바이든 행정부의 대응을 옹호하며 이 같은 상황을 ‘이민 위기’라고 규정하지는 않았다. 

마요르카스 장관은 “우리는 국가로서의 가치와 원칙은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면서 국경을 안전하게 지키고 미성년 밀입국자를 돕는 등 우선순위를 기반으로 한 안전하고 합법적이며 질서 있는 이민 제도가 국토부의 목표라고 설명했다. 

이어 ‘국경 보호는 미국으로 넘어오려는 이들의 인간성을 무시하라고 요구하지 않는다’는 바이든 대통령의 발언을 인용, “우리는 법률 국가이자 이민자의 나라다. 이는 우리의 자랑스러운 전통 중 하나”라고 말했다.  

밀입국 급증 문제 책임을 두고는 의견이 엇갈린다.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을 비롯한 민주당 의원들은 “해체되고 실행 불가능한 시스템”을 물려받았다며 이민 폭증 문제를 도널드 트럼프 전임 행정부의 탓으로 돌리고 있다. 

반면 공화당에선 바이든 정부가 출범해 트럼프의 강경 이민 정책을 뒤집으면서 불법 이민자가 급증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텍사스주 도나의 한 수용 시설에는 아동 및 미성년 밀입국자 1000여 명이 머물고 있다. 이들 중에는 4세 아동도 포함된다. 이민자 수용 시설 담당 변호인들은 수용소가 가득 차 일부는 바닥에 누워 취침하거나 일부는 5일간 샤워를 하지 못한 상황이라고 현지 언론에 전했다. 

이에 공화당 소속 그렉 애벗 텍사스 주지사는 15일 성명을 내고 바이든 정부의 국경 개방 정책이 “인도주의적 위기를 초래했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그(바이든)의 정책은 텍사스 주민의 건강과 안전을 위태롭게 하며 어린아이들을 카르텔과 인신매매범들의 (범행에 이용될) 위험에 빠뜨리고 있다”고 비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