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무부 “아프간에 남은 미국인은 300명…철수 시한 지킬 것”

잭 필립스
2021년 08월 30일 오전 9:44 업데이트: 2021년 08월 30일 오전 11:09

미군 철수를 앞둔 아프가니스탄에서 이슬람국가(ISIS) 등 무장단체의 추가 테러 위협이 고조되는 가운데 아프간에 300여명의 미국인이 남아있다고 미 국무부가 29일(현지시간) 밝혔다.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은 이날 ABC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아프간을) 떠나고 싶다고 밝힌 300여명의 미국 시민이 남아있다”며 “우리는 그들이 공항에 도착해 비행기를 타고 아프간을 떠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돕고 있다”라고 말했다. 

블링컨 장관은 정부가 아프간 현지에 남아있는 미국인들을 대피시키기 위해 상당한 노력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미국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오는 31일로 못 박은 철수 시한 내에 아프간에 남아있는 미국인들을 모두 대피시킬 수 있을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전날 카불 주재 미 대사관은 카불 공항 인근에 테러 위협이 있다며 미국 국민들에게 공항을 즉시 떠나라고 요청했고, 블링컨 장관도 카불 공항 인근에서 “추가 테러 위협이 고조되고 있다”고 시인했다.

블링컨 장관은 시한이 임박한 지금이 가장 위험한 시기라며 “우리는 사람들의 안전을 위해 가능한 한 모든 일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26일 아프간 카불 공항에서 자살폭탄 테러가 발생해 미군 13명을 포함해 수백명이 사망했다. ISIS는 자신들이 폭탄 테러를 자행했다고 밝혔다. 

이에 미 당국은 29일 카불 공항을 공격하려는 테러 용의자의 차량을 드론으로 공격했다고 밝혔다. 중부사령부 대변인 빌 어반은 차량에는 상당한 양의 폭발물이 있었다고 말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아프간 철군 결정 이후 며칠 만에 탈레반이 아프간을 점령하리라는 예측을 제대로 못 한 데 대해 초당적 비판을 받고 있다. 

일각에선 미 정부가 테러집단으로 지정한 탈레반과 협력해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는 바이든 대통령과 정부 고위 관계자들의 주장에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그러나 블링컨 장관은 이날 인터뷰에서 탈레반이 약속을 이행하도록 미국이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만약 탈레반이 국가 차원에서 공개적으로 한 약속에 대해 진지하다면 미국은 이를 이행할 수 있는 방법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