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경지대 미성년 밀입국자 수용시설 사진 공개…열악한 환경 논란

이은주
2021년 03월 23일 오전 9:35 업데이트: 2021년 03월 23일 오전 11:48

미국 남부 국경지대 불법 이민이 급증하는 가운데 텍사스주 국경순찰대의 시설에 구금된 미성년 밀입국자들의 사진이 공개됐다.

열악한 환경과 수용 인원 한계치를 넘은 시설 내부 모습이 공개되면서 조 바이든 행정부의 이민 정책에 대한 지적이 나오고 있다.

민주당 소속 헨리 구엘라 하원의원은 22일(현지시간) 텍사스주 도나의 한 수용 시설을 촬영한 사진 여러 장을 미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에 처음 공개했다.

사진에는 아동 입국자들이 부모와 함께 바닥에서 잠을 자는 모습이 담겨 있는 등 수백 명의 불법 이민자와 미성년 밀입국자들이 쏟아져 들어오면서 극도로 혼잡해진 수용 시설의 상황을 보여줬다.

구엘라 의원은 이날 악시오스와의 인터뷰에서 최대 260명을 수용하는 공간에 보호자 없이 밀입국한 남자 미성년자 400명이 수용돼 있다고 했다.

그는 “(시설은) 어린이들에게 끔찍한 조건을 제공한다”면서 이들이 보건복지부의 시설로 옮겨져 보살핌을 받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poch Times Photo
미국 텍사스주 도나의 한 국경 수용 시설. 넘쳐나는 사람들로 수용인원이 초과된 모습이다. | Courtesy of Rep. Henry Cuellar’s offi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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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텍사스주 도나의 한 국경 수용 시설. 넘쳐나는 사람들로 수용인원이 초과된 모습이다. | Courtesy of Rep. Henry Cuellar’s office

국경 수용 시설에 구금된 아동들은 이후 보건복지부 관할 시설로 옮겨지게 되는데 미성년 밀입국자가 급증하면서 복지부 시설의 수용 능력은 한계에 달한 상황이다.

구엘라 의원은 직접 시설을 방문하지는 않았지만, 사진을 대중에게 공개한 것은 국경 상황에 대한 인식을 높이기 위한 차원이었다고 밝혔다.

그는 세관국경보호국(CBP) 요원들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면서도 “아동들을 돌볼 장비가 갖추어져 있지 않다. 행정부의 도움이 필요하다”며 처우 개선을 촉구했다.

또 미성년 밀입국자들이 국경을 넘어 밀입국하는 것은 막되, 멕시코와 중앙아메리카 국가들과 협력해 이들 국가에서 망명을 신청하게 하는 방법을 거론하기도 했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수용 시설 사진과 관련, “이 사진들은 우리가 오랫동안 말해온, 국경순찰대의 시설이 아이들을 위한 장소가 아니라는 사실을 보여준다”며 “이곳은 우리가 아이들이 장기간 머물기 원하는 곳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폭력과 끔찍한 상황을 피해 국경을 넘어온 아이들은 위기가 아니라면서 불법 이민자 급증 문제를 인도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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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텍사스주 도나의 한 국경 수용 시설. 넘쳐나는 사람들로 수용인원이 초과된 모습이다. | Courtesy of Rep. Henry Cuellar’s offi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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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텍사스주 도나의 한 국경 수용 시설. 넘쳐나는 사람들로 수용인원이 초과된 모습이다. | Courtesy of Rep. Henry Cuellar’s office

그러나 불법 이민 급증으로 국경 위기가 고조되는 상황에서 바이든 정부의 유화적 메시지가 인도주의적 위기를 초래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바이든 정부가 불법 이민자를 환영하는 메시지를 전달했다는 것이다.

구엘라 의원은 모두를 미국으로 들여보낼 수는 없다면서 불법 입국에 대한 정부의 메시지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불법 이민을 최대한 허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알레한드로 마요르카스 국토안보부 장관은 21일 NBC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가족과 독신 성인을 추방하고 있다. 젊고 연약한 어린이들은 추방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불법 이민에 대한 단계별 계획을 갖고 있고, 이러한 계획을 실행에 옮기고 있다고도 했다.

바이든 정부가 불법 이민을 조장했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법에 따라 어린이들이 고국에서 자신들의 주장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인도적이고 질서정연하며 효율적인 방식을 해체했다”고 했다.

앞서 알레한드로 마요르카스 국토안보부 장관은 남부 국경 지역을 방문했으나 언론 접근은 제한했다. 기자들은 취재를 거부당했다.

에포크타임스는 공개된 사진과 관련해 백악관에 논평을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