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리조나 공화당, 선거 조사 보고서 며칠 내 공개 예정

2021년 08월 17일 오후 12:02 업데이트: 2021년 08월 17일 오후 4:22

증거물 소환장 발부와 소환장 효력중지 가처분 신청, 가처분 신청 기각 등 밝히려는 자와 거부하는 자 사이에서 수개월간 공방이 오갔던 애리조나 최대 인구거주지역 ‘마리코파’ 카운티의 지난 2020년 대선 선거 조사 결과 보고서 공개가 임박했다.

‘투명하고 믿을 수 있는 선거 확인’을 내세우며 조사를 주도했던 애리조나 공화당의 캐런 판 상원의장은 16일(현지시각) “마리코파 카운티 선거 조사 보고서를 상원에 제출하기 위해 준비 중”이라며 최종 마무리 작업에 돌입했다고 밝혔다.

판 의장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조사업체들이 상원 조사팀에 제출할 보고서 초안을 준비하고 있다”며 “상원 조사팀은 보고서가 정확한지, 의미가 명확한지 검토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애리조나 공화당은 조사의 공정성 논란을 차단하기 위해, 지역과 무관한 플로리다의 민간 사이버 보안업체 4곳에 위탁, 지난 2020년 미 대선 애리조나 마리코파 카운티 선거의 부정행위 여부 등을 조사해왔다.

조사팀은 투표지 208만장을 전부 수개표하고 기계 검표까지 포함해 3차 검표했다. 당초 2차로 예정했던 검표가 한 차례 추가된 것은 선거당국 공식 발표와 차이가 났기 때문으로 전해졌다.

또한 조사팀은 350여점의 선거 장비를 입수해 디지털 포렌식 조사를 벌였다. 이 과정에서 선거장비를 제공한 전자투표시스템업체 도미니언이 관리자 암호 제공을 거부하고, 마리코파 카운티 관리위원회(행정부 격)가 핵심 증거를 제공하지 않아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이에 공화당은 추가 증거물 소환장을 발부해 자료 제출을 압박하고 있다.

이번 보고서는 아직 최종 보고서는 아니다. 조사업체의 활동을 주관하고 보고서를 공개할 상원 조사팀은 추가 증거물이 입수돼야 더 정확한 최종 보고서를 낼 수 있다는 입장이다. 예비 보고서라고 하더라도 내용에 따라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애리조나에서는 이미 선거인단 인증 취소 청원까지 등장했다. 판 의장을 도와 조사를 이끈 웬디 로저스 의원이 보고서 내용에 기반해 개시한 이 청원은 8월 들어 10만명이 넘는 사람이 서명했으며 한때 접속자가 폭주해 청원 사이트가 다운되기도 했다.

로저스 의원은 미 보수매체 내셔널파일과 인터뷰에서 “예비 보고서가 며칠 후 공개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녀는 이와 관련 “예비 보고서를 공개한 뒤, 나머지 주들이 포렌식 조사를 실시하고 선거 조사 보고서를 낼지는 그들의 몫”이라고 트위터에 밝혔다.

현재 플로리다, 텍사스, 오하이오 등 공화당이 우세한 지역에서는 검표 위주의 기존 선거 조사 대신 민간 전문기업에 위탁해, 투표지와 개표 자료, 선거 장비 등 철저한 디지털 포렌식으로 증거를 찾는 애리조나식 선거 조사 시행을 추진 중이다.

로저스 의원은 이날 트위터에 “지금까지 10만7918명이 서명했다”며 “당초 목표한 100만명의 10%”라고 시민들의 참여를 독려했다.

주의회는 선거인단을 선발, 투표결과를 인증하고 이를 연방의회에 제출할 권한이 있지만, 한번 인증한 선거인단을 취소할 수 있는지는 불투명하다. 이번 조사를 주도한 공화당 캐런 판 의장도 “이미 제출한 선거인단을 철회할 권한은 없다”고 말했다.

/하석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