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전쟁] 1단계 무역협정 서명 앞두고 기로에 선 시진핑

공산당은 근본적으로 反국가적...나라와 국민이냐 VS 당이냐

샤샤오창(夏小強)
2019년 11월 18일 오후 1:50 업데이트: 2024년 02월 19일 오후 3:19

미중 양국이 1단계 무역협정을 위한 협상을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구체적인 서명날짜는 아직 나오지 않고 있다.

당초 양국 정상은 칠레 산티아고에서 예정됐던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기간 중 1단계 무역협정에 서명하려고 했으나 칠레가 국내사정을 이유로 정상회의를 무산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협정이 타결되면 미국 내 어딘가에서 시진핑 중국국가주석과 협정에 서명하길 희망한다며, 아이오와주에서 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난 1일 밝힌 바 있다.

아이오와주를 언급한 것은 시진핑 주석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1985년 4월 28일 당시 허베이성 정딩현(正定縣) 당서기였던 시진핑은 옥수수 가공 시찰단을 이끌고 아이오와주를 시찰했다. 이때 취임한 지 2년밖에 안 된 테리 브랜스태드 주지사가 시진핑을 영접했다. 현재 주중 미국대사인 브랜스태드와 시진핑은 이때 처음 만났다. 2012년 2월 시진핑은 아이오와주를 재차 방문했다.

트럼프 정부는 무역분야에서는 중국에 대해 엄격하고 강경한 자세를 취하고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 개인적으로는 시진핑 주석에 대한 호의를 여러 번 공개적으로 표해왔다. 또한 이달 초 트럼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러시아, 중국과의 관계가 모두 매우 좋다면서 사람들이 이해하지 못할 뿐이라 밝혔다. 트럼프가 말하는 ‘좋은 관계’는 국가 대 국가가 아닌 국가 대 개인 혹은 국민과 관계로 추정된다.

예를 들어 중국의 경우 미국 정부는 중국 정권(공산당)과 국민을 정확히 구분하고 있다. 지난달 30일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보수파 싱크탱크인 뉴욕 허드슨 연구소에서 강연하면서 ‘중국 공산당’과 ‘중국 인민’을 구분해서 발언했다. 그는 “미국은 중국 인민과의 우의를 매우 중시해 왔다. 그러나 중국 공산당 정부와 중국 인민은 동일한 존재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폼페이오의 발언은 트럼프 정부가 중국 공산당 정부와 중국 인민을 별개로, 중국 공산당과 중국을 별개로 대하고 있다는 것이며, 또한 트럼프가 중국 공산당과 시진핑 개인을 구분해 대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중국 공산당은 2년에 걸친 미국과의 무역 협상 과정에서 반복적으로 약속을 위반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에 트럼프 정부는 중국 공산당이 구조적 개혁을 추진하게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 하지만 미국의 전면적 무역 제재를 피하지 못하면 중국 경제에 엄청난 충격을 주게 돼 중국 공산당의 통치에도 위기가 발생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중국 공산당은 비열한 수법을 동원해 최대한 시간을 끄는 기만술을 썼지만, 결국 협상 양보는 정해진 결과일 수밖에 없었다.

미국에서는 2020년 대선을 앞두고 내부 좌파 세력과 수년간 중국 공산당의 침투를 받아 매수된 정치 경제 세력이 손잡고 트럼프를 공격하고 있다. 중국 공산당은 무역전쟁을 수단으로 트럼프의 표밭을 계속 공격해 트럼프의 재선을 막으려 들고 있다. 이 때문에 트럼프는 단기적으로라도 중국과 공평한 무역협정을 맺을 필요가 있다.

시진핑의 경우, 미국과의 무역 협상은 그의 당내 지위 및 당 고위층 정치 투쟁과 긴밀한 연관이 있다. 시진핑의 정적들은 중국과 미국의 협상이 결렬되기를 바라고 있다. 그렇게 되면 시진핑은 협상 결렬이 중국 경제에 미치는 충격에 대한 모든 책임을 지고 강제로 퇴위하게 될 것이다. 그러면 당 내부의 시진핑 반대 세력이 집권할 수 있다. 옥중의 보시라이는 이를 학수고대하고 있다.

무역협정이 성사되더라도 시진핑의 정적들은 시진핑을 ‘매국노’라고 비난하며 미국에 타협한 것을 두고 ‘권위를 훼손하고 나라를 욕되게 한’ 죄명으로 고발할 수 있다. 이 때문에 11월 4일 중국 관영언론 인민일보는 미중무역협상의 3대 전제 조건으로 ▲무역전쟁으로 인한 관세를 반드시 취소할 것 ▲각종 합의는 지난해 아르헨티나 협상에서의 구두 약속 수준으로 되돌아갈 것 ▲합의문서의 표현이 유화적으로 균형을 이룰 것 등 세 가지를 발표했다.

이러한 인민일보의 기사는 사실 국제 정세와 뉴스에 어두운 중국 대륙의 주민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것이다. 실제 협상에서는 중국 측이 양보를 하더라도 대외적으로는 체면상 유리하게 협상을 이끈 것으로 발표해달라는 의중을 시사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 공산당 최고 지도자 시진핑에 대해 개인적인 친분과 우호적인 기대를 유지하고 있다. 또한 시진핑이 지도자로서 중국과 중국인에게 유리한 판단을 내릴 것을 바라고 있다. 문제는 중국(인)의 이익이 공산당 정권의 이익과 상충된다는 점이다. 시진핑으로서는 당과 국민 모두에 이익이 되는 선택을 내리기란 불가능하다. 이는 양심과 상식(국민을 위한 선택), 당원으로서의 반(反)인성적  자아(당을 위한 선택) 사이에서의 갈림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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