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전쟁 1년…어느 나라가 더 큰 타격 입었나

허젠(何堅)
2019년 12월 13일 오전 10:12 업데이트: 2020년 01월 16일 오후 3:14

연말이 다가오면서 한 해의 경제 성적을 나타내는 GDP(국내총생산) 성장률이 다시 핫이슈가 되고 있다. 특히 미중 무역전쟁이 치열해지면서 어느 나라 GDP가 더 큰 타격을 받았는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최근 中共 당국이 지난해 GDP를 2.1%로 상향 조정하자 오히려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국도 3분기 GDP 성장률을 약간 높여 2.1%로 발표했다. 그러나 이로 인해 시장의 신뢰는 커졌고 경제 성장 둔화에 대한 우려가 순식간에 사라졌다.

왜 똑같이 GDP를 조정했는데 외부의 반응은 다를까? 중국은 안 되고 미국은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미‧중 양국의 GDP를 둘러싼 의혹을 풀어보고자 한다.

중공의 GDP 상향 조정의 불순한 동기

11월 22일, 중국 국가통계국은 2018년 명목 GDP 성장률을 2.1% 상향 조정한다고 발표했다.

GDP란 일정 기간, 한 역내의 경제 활동에서 생산되는 전체 재화나 용역의 시장가치를 말한다.

GDP는 보통 생산법, 소득법, 그리고 지출법 세 가지 방식으로 계산할 수 있는데, 미국은 지출법, 베이징은 생산법으로 계산한다. 명목 GDP(nominal GDP)란 당해연도의 최종 생산물의 수량에 당해연도의 시장가격을 곱해 산출하는 GDP로서 경상가격 GDP라고 한다.

본래 각국은 관례적으로 GDP의 초보적 수치를 조정 발표한다. 이때, 중국의 경우는 조정하는 목적이 여타 국가와 다르다. 중국의 성장률 조정은 ‘샤오캉(小康)사회’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것이라는 게 국내외 경제학자들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샤오캉 사회란 2020년까지 GDP와 1인당 소득을 2010년보다 두 배로 늘이는 것을 말한다.

예를 들어 천관린(陳冠霖) 스탠다드 차타드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지난해 GDP를 상향 조정하지 않고 2020년의 GDP로 정치 목표를 달성하려면 올해와 내년의 GDP 성장률이 6.1% 정도는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중국은 올 1~3분기 경제성장률이 계속 하락하면서 3분기 GDP 성장률(6%)이 30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블룸버그 조사에 응한 한 경제학자는 내년 중국의 GDP 성장률이 6%를 밑돌 것으로 전망했다.

이런 배경에서 중국 공산당이 지난해 명목 GDP를 인상한 것은 그 동기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더구나 중국 공산당은 데이터 조작에 있어서는 악명이 높고, GDP에 ‘수분’이 많다는 것은 이미 공공연한 비밀이다.

지난 10월 中共 당국이 3분기 GDP 성장률을 발표했을 때 중국의 저명한 경제학자이자 인민대 교수 샹쑹쭤는 “6%는 분명 높이 평가한 것 아닌가”라고 공개적으로 의문을 표시했다.

샹쑹쭤 교수는 “3분기의 전국 재정 수입과 기업 이윤은 대부분 마이너스이고, 민간 소득도 빠르게 늘지 않았고, 개인소득세 수입은 전 3분기 동안 30% 가까이 떨어졌다. 그리고 GDP(소득법으로 합산)는 이런 수치의 합계다. 어떻게 GDP 성장률이 6%가 될 수 있겠는가”라고 지적했다. 샹쑹쭤 교수는 작년 말에 이미 중국 GDP 성장률은 6.5%가 될 수 없고, 오히려 마이너스 성장일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한 바 있다.

사실, 중국 공산당도 자신의 GDP 수치를 믿지 않는다.

중국은 생산법에 따라 GDP를 계산한다. 바로 각급 정부가 해당 지역의 각 산업의 성장 수치를 수집해 한층 한층 위로 보고하고 최종 취합하는 것이다. 그러나 2018년 네이멍구, 톈진 등 여러 성시에서 GDP를 허위 보고한 사건은 여러 해 동안 중국이 GDP를 조작했다는 의혹을 사실로 확인해주었다.

사실, 최근 몇 년 동안 중국 지방정부가 보고한 GDP 수치의 합산은 중국 정부가 최종 발표한 GDP를 크게 웃돌았다. 이는 中共 당국이 발표한 GDP 수치는 단지 숫자놀음일 뿐 전혀 신빙성이 없음을 증명한다.

중국 GDP 수치가 신뢰받지 못하는 이유는 ‘물 타기’

중국의 GDP 조정이 의문시되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미국의 GDP 조정은 시장의 신뢰를 고조시켰다.

세계 경제의 선두주자인 미국의 경제가 무역전쟁에 어떤 영향을 받을지가 줄곧 관심사였다. 10월 말, 미국은 3분기 잠정 GDP 성장률을 1.9%로 발표했다. 이는 2분기의 2.0%보다 낮기에 한때 미국 경제 성장의 둔화에 대한 우려가 나타났다.

그러나 11월 27일, 미 상무부는 3분기 GDP 초보 수치를 조정하여 2.1%로 발표했다(미국 2019년 3분기 GDP 조정 보고서 참조). 이날 미국 증시와 달러지수는 모두 급등해 미국 경제에 대한 시장의 자신감이 회복됐음이 드러났다.

똑같이 GDP를 조정했는데도 중국과 미국이 얻은 반응은 정반대다. 이는 사실 양자에 대한 국제사회의 신뢰도를 반영한 것이다. 도덕을 준수하는 미국 정부는 국제적인 신뢰를 얻었고, 조작을 일삼는 중국 공산당은 신뢰를 잃은 지 오래다.

그러나 이 둘의 신뢰도를 떠나, 중국이 걸핏하면 두 자릿수의 성장률을 기록했고, 현재도 최소한 6%대 성장률을 유지하는가 하는 것보다 미국 경제가 3%대 성장을 하는 것이 더 주목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여기에는 많은 요인이 관련될 수 있다. 간단히 말해서, GDP ‘진실성’ 문제다. 중국 경제 규모가 이미 전 세계 2위를 차지하고, 달러화 기준 작년 중국의 GDP는 미국의 3분의 2에 이르렀지만, 中共 당국은 GDP에 물을 너무 많이 탔다. ‘수분’이 너무 많아 국제사회가 진지하게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것이다.

물론, GDP 성장률의 경우, 미국과 중국은 계산하는 방식이 달라 두 데이터를 직접 비교할 수는 없다.

중국 당국이 발표하는 경제 성장 수치는 연간 성장률과 분기별 GDP의 전년 동기 대비와 전 분기 대비 성장률 등이다. 미국의 경제 성장 지표는 훨씬 많지만, 통상 사용하는 수치는 연간 성장률과 1년치로 환산한 분기별 전기 대비 성장률 두 가지다.

예를 들어 지난 3분기 중국 당국은 중국의 3분기 실질 GDP가 전년 동기 대비 6% 성장했다고 발표했다. 미국 상무부 데이터에 따르면, 미국의 3분기 실질 GDP는 전 분기 대비 2.1% 성장률을 보였다.

중국 당국이 전년 동기 대비 성장률을 사용해 GDP의 분기별 성장을 묘사하는 것을 선호하는 것과는 달리, 미국은 GDP의 분기별 성장을 반영하기 위해 전기 대비 1년 환산 성장률을 발표하는 것이 관례다.

어떤 지표가 더 좋은지 간단히 판단하기는 어렵지만, 전년 동기 대비 성장률은 분명히 전 분기 대비 성장률보다 인플레이션의 영향을 더 많이 받는다. 달리 말하면, 분기 대비 성장 지표를 선택하는 것은 물타기하기가 어렵다는 뜻이다.

사실, 중국 당국도 전분기 대비 GDP 성장률을 발표한다. 예를 들어 2018년 4분기부터 올해 3분기까지의 4개 분기 GDP 대비 성장률은 각각 1.5%, 1.4%, 1.6%, 1.5%였다. 이 4개 분기의 전분기 대비 성장률을 합산하면, 바로 금년 3분기의 전년 동기 대비 GDP 6% 성장률이다.

미국의 전분기 대비 지표는 계산 방식이 훨씬 복잡하다. 미 상무부는 해당 분기의 GDP를 전기와 비교함에 있어서, 4제곱 복리 계산방식을 사용한 후, 이를 다시 1년치로 환산해 최종 결과를 도출한다. 미국의 GDP 분기 비교 지표는 그해의 경제 성장 도중에 나타난 당시의 변화를 동적으로 보여주는 수치다. 그러나 단점도 있다. 4제곱 복리 계산방식 때문에 GDP 변화를 확대할 가능성이 있다.

물론 美, 中을 포함한 각국은 경제성장률 산정 시 명목 GDP는 사용하지 않는다. 인플레이션이 명목 GDP에 섞여있기 때문에 그 진실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각국은 어느 기준 시기의 물가를 기준으로 불변가 GDP를 산출하며 이를 실질 GDP라고도 부른다.

예를 들어 중국 당국은 현재 2015년 가격을 기준으로 하고 미국은 2012년을 기준으로 하고 있다. 이 기준년은 고정된 것이 아니라 일정 기간마다 갱신된다. 흔히 우리가 말하는 경제성장률은 실질 GDP 성장률을 말한다.

중국과 미국의 GDP 지표 산출의 목표를 이해하면 왜 미국의 3% 미만의 경제 성장이 중국의 7%~8% 이상 두 자릿수 성장보다 더 국제사회의 신뢰와 주목을 받는지 알 수 있다.

미국 정부는 GDP 수치에서 최대한 수분을 짜내 국민경제를 실감 나게 반영하려 하기 때문이다. 반면 중공은 ‘물 주입’에 안간힘을 씀으로써 대내적으로는 ‘높은 성장률’을 보여주어 ‘집권의 합법성’을 미화하고, 대외적으로는 국제 금융질서를 어지럽히고 전 세계에서 부를 갈취하는 데 이용한다.

중공 GDP에 섞는 세 가지 ‘수분’

예를 들어, 지난 3년간 미중 양국의 연간 실질 GDP 성장률은 다음과 같다. 미국은 1.6%(2016년), 2.4%(2017년),2.9%(2018년)이고, 중국은 6.7%(2016년), 6.8%(2017년), 6.6%(2018년)이다.

그러나 국제사회는 미국 경제를 ‘활발’로 보고 중국 경제를 ‘갈수록 악화’로 보고 있다.

중국이 GDP에 섞은 세 가지의 ‘수분’을 짜내 보면 이런 상황을 더 잘 이해할 수 있다.

중국 GDP의 첫 번째 수분은 당연히 중국 공산당 관리들의 체계적인 조작이다. 지방 관리들은 지방 GDP에 수분을 섞어 정치 업적을 올린다. 중앙의 각 부서와 위원회는 거기에 한술 더 떠 수분을 더한다. 당의 정치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다.

두 번째 수분은 물가 상승, 즉 인플레이션이다.

이론적으로 각국은 명목 GDP를 산정한 후 물가 상승 요인을 최대한 제거한다. 경제 운용의 실상을 반영해 내기 위해서다. 물가가 계속 치솟을 때는 ‘경제 성장’이 아무리 고속이라고 해도 그 과실은 그림에 떡에 불과하고 번 돈의 숫자만 부풀려진다.

중국 공산당은 다년간 인플레이션의 실상을 감추었고, GDP에서 물가의 수분을 빼지 않아 고속 성장의 이미지를 꾸며 왔다.

올해 ‘돼지콜레라’로 중국의 돼지고기 가격은 로켓처럼 치솟았는데, 중국의 올해 GDP 성장에 얼마나 많은 ‘돼지콜레라 수분’이 섞일지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중공이 GDP에 섞은 세 번째 수분은 환율이다.

이론적으로는 인플레이션은 국내의 통화가치 절하를 초래하고 대외적으로 환율 하락으로 이어진다. 그러나 중국 공산당의 외환 통제로 위안화 환율을 왜곡했다. 위안화는 국내에서 점점 가치가 떨어졌지만(국내 물가가 계속 올랐지만) 국제 환율은 다년간 하락하지 않고 오히려 상승했다. 중공이 환율을 통제한 주된 목적이 GDP 지표를 조작하기 위한 것은 아니지만, 객관적으로 중국의 경제 성장 데이터에 엄청난 환율 수분을 섞었다.

예를 들어 중국 공식 데이터로, 2019년 전체 3분기 GDP는 전년 동기 대비 명목 8.8%, 실질 6.2% 성장했다.

한편, 달러(전분기 평균 환율)로 따지면 올해 중국의 3분기 명목 GDP는 약 10조 1,800억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약 9조 9,200억 달러에 비해 명목 GDP는 2.6% 성장했다. 미국은 같은 기간 명목 GDP 성장률이 전년 동기 대비 4.2% 성장했다.

올해 위안화 가치가 폭락해 ‘포치(破七‧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이 7 이상의 수치를 보이는 현상)가 됐지만, 중국 공산당의 통제로 아직 실제 수준까지 떨어지지는 않았다. 중국 공산당이 환율 통제를 풀어 위안화 환율이 상승(위안화 가치가 하락)하도록 내버려 두면 올해 달러 환산 GDP 2.62%는 마이너스 수치가 된다.

중국 공산당의 업적 보고 시스템에서 저지르는 조작은 무시하더라도, 중국 GDP에서 물가와 환율의 수분만 제거해도 중국 GDP 성장률은 미국에 훨씬 못 미치고 심지어 마이너스가 된다는 것이다.

무역전쟁에서 누가 더 큰 충격을 받았을까

지난해 시작된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좀처럼 풀리지 않고 있다. 무역전쟁이 양측의 경제 성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견해가 엇갈린다. 그러나 중국과 미국이 발표한 공식 GDP 수치만 보아도 무역전쟁에서 누가 더 큰 충격을 받았는지를 말해 준다.

미국의 올해 1~3분기 실질 GDP 성장률은 1분기 3.0%, 2분기 2.0%, 3분기 2.1%였다. 2018년 당시 실질 GDP는 2.9% 성장했다. 분기별로는 1분기 2.5%, 2분기 3.5%, 3분기 2.9%, 4분기 1.1% 등의 성장률을 보였다.

미국 GDP가 작년부터 올해까지 분기 대비 변화를 보면 미국 경제의 성장 속도가 작년 하반기에는 약간 느려졌지만, 작년 말에는 다시 반등했고 아직까지 뚜렷한 둔화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중국 GDP의 경우, 실질 GDP 성장률은 1분기 6.4%, 2분기 6.2%, 3분기 6.0%였다. 2018년 당시 실질 GDP는 6.6% 성장했다. 분기별로는 1분기 6.8%, 2분기 6.7%, 3분기 6.5%, 4분기 6.4%의 성장률을 보였다.

중국 GDP의 분기별 GDP 성장은 지속적으로 하행선을 그렸다. 중국 GDP의 ‘수분’ 문제를 감안할 때, 이것은 중국 공산당이 자발적으로 GDP 성장률을 ‘안정적 하향’으로 낮춘 것은 자국 경제의 실상을 드러내지 않으려는 의도로 보인다.

중국 경제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많지만, 현재 치솟는 물가와 급락하는 환율, 저조한 시장심리, 위축된 투자와 수출 등은 무역전쟁과 직결된다. 이에 따라 중국은 GDP 성장률을 자발적으로 ‘하향’으로 잡았고, 미국 GDP 성장률은 꾸준히 반등하고 있어, 무역전쟁이 누구 집에 더 큰 충격을 주었는지는 이미 드러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