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행정부, 화웨이에 반도체·모뎀 등 미국산 부품공급 전면 차단 추진

최창근
2023년 01월 31일 오후 2:39 업데이트: 2023년 01월 31일 오후 5:37

미국 바이든 행정부가 중국 대표 정보통신 화웨이에 대한 미국 기업들의 부품 공급을 전면 차단할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통신,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은 30일(현지시간), 바이든 행정부가 인텔, 퀄컴 등 자국(自國) 정보통신 기업들의 대(對)화웨이 부품 수출을 금지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보도했다.

블룸버그통신은 미국 행정부 고위 관계자의 발언을 인용, 미국이 화웨이에 대한 미국산 부품 수출을 전면 금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화웨이(華爲)는 1987년 중국 인민해방군 장교 출신 런정페이(任正非)가 설립한 정보통신 기업으로서 그간 중국 인민해방군, 국가안전부와 유착 관계를 의심받아 왔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 시절, 미국 행정부의 ‘수출통제기업’ 명단에 오른 화웨이는 미국 업체들로부터의 관련 부품 공급이 4년 가까이 제한받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2019년 5월, ‘국가 안보상의 이유’를 들어 미국 기업들이 화웨이에 부품을 공급할 때 허가를 받도록 의무화했다. 이듬해인 2020년 5월부터는 미국산 장비를 사용해 부품을 생산한 외국 기업들에도 화웨이에 부품을 공급할 때 미국 기업들과 마찬가지로 미국 행정부의 허가를 받도록 하는 등 화웨이에 대한 규제 조치를 강화했다.

민주당 바이든 행정부도 화웨이를 비롯한 중국 정보통신 기업들에 대한 제재를 이어가고 있다.

미국 행정부는 2022년 10월, 중국 반도체 생산 기업에 대한 미국산 첨단 반도체 장비 판매를 금지하고 인공지능(AI), 슈퍼컴퓨터에 사용되는 반도체 수출을 제한하는 수출 통제 조치를 발표했다.

미국의 이러한 조치에 서방 선진국들도 동참하고 있다. 세계 5대 첨단 반도체 장비 수출 업체를 보유한 네덜란드, 일본은 미국의 대중국 수출 통제에 동참하기로 했다.

트럼프-바이든 행정부의 수출 제한 조치에도 불구하고 미국 상무부는 현재까지 일부 부품의 화웨이 공급은 허용하고 있는 형편이다. 인텔, AMD는 노트북에 사용되는 프로세서를, 퀄컴은 스마트폰 핵심 부품인 프로세서와 모뎀을 화웨이에 팔고 있다.

다만 미국 행정부가 화웨이에 대한 미국 제조업체들의 부품 공급을 전면 차단하면 해당 기업의 화웨이 수출 판로도 막히게 된다.

일부 소식통은 화웨이에 대한 전면 금수(禁輸) 조치가 트럼프 행정부가 화웨이를 ‘수출통제 명단’에 올린 지 4주년이 되는 2023년 5월에 도입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미국의 전면 금수 조치로 인한 미국 기업들의 타격은 예상보다 크지 않을 전망이다. 블룸버그통신의 공급망 분석에 따르면, 퀄컴과 인텔, AMD의 총수익에서 화웨이가 차지하는 비중은 1% 미만이다.

‘파이낸셜타임스’는 미국 상무부가 일부 미국 기업들에 화웨이로의 수출을 허용하는 허가증을 더 이상 부여하지 않을 것임을 통보했다며, 이는 화웨이로의 판매를 전면 금지하는 수순으로 해석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