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국 정부에 파룬궁 탄압 중단 촉구

하석원
2020년 07월 21일 오전 11:03 업데이트: 2020년 08월 15일 오후 4:43

미국 정부가 파룬궁에 대한 폭력과 학대를 즉각 중단할 것을 중국 공산당에 요구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20일(현지시각) 성명을 내고 “21년간 계속된 파룬궁 수련자에 대한 박해(persecution)는 너무 길다. 끝나야 한다”고 발표했다(링크).

중국 정권의 파룬궁 탄압을 종식해야 한다는 직접적인 언급은 행정부 고위관리로서는 매우 이례적이다.

폼페이오 장관은 “중화인민공화국 정부가 현재까지도 파룬궁을 탄압하고, 수련자들을 고문하고 수천 명을 구금하고 있다는 강력한 증거들이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또한 중국 정권은 구금 중인 파룬궁 수련자들을 석방하고 실종자들에 대해 밝히라고 폼페이오 장관은 촉구했다.

폼페이오 장관의 발언은 이날 미국 연방의회 의원과 전·현직 관리 30여명이 파룬궁에 대한 지지성명을 발표한 가운데 나왔다.

이날 중국 정권이 파룬궁에 대한 탄압을 시작한 지 21년째를 맞아 미국, 영국 등 서방국가와 아시아, 중동, 남미 등 30개국에서 정치인과 의원 600여명이 탄압 즉각 중단을 촉구하는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같은 날 샘 브라운백 미 국무부 국제종교자유대사는 미국의 파룬궁 측 관계자들과 만나 박해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고 밝혔다.

브라운백은 트위터에서 “신앙을 포기하게 하려는 중화인민공화국 정부의 압력과 위협을 견디고 있는 파룬궁 수련자들에게 감명받았다”고 썼다.

파룬궁(정식명칭 파룬따파·法輪大法)은 명상과 차분한 동작으로 구성된 심신수련법으로 진실, 선량, 인내(真善忍)를 기초로 한 도덕적 가르침을 포함하고 있다.

도덕성 회복과 건강 증진 효과 등이 입소문을 타면서 90년대 말까지 중국 정부 추산 최소 7천만명으로 수련인구가 불어났으나, 1999년 7월 20일 파룬궁의 인기가 통치에 걸림돌이 된다고 여긴 중국 공산당에 의해 금지됐다.

그 이후 수련자들은 수련 포기를 강요받으며 직장·학교에서의 불이익, 공안 당국의 괴롭힘과 감금, 고문에 시달려야 했다. 파룬따파 정보센터에 따르면 수백만명이 교도소와 재교육시설 등에 구금된 것으로 추정된다.

파룬궁 측에 따르면, 고문과 폭행으로 사망한 수련자는 지금까지 신원이 확인된 경우만 4천여명에 이른다. 중국 당국의 정보통제와 증거인멸 등을 고려하면 실제 사망자는 훨씬 더 많을 것으로 여겨진다.

폼페이오 장관은 “1999년부터 중국 공산당은 중국에 기원을 둔 파룬궁에 대한 신앙과 수련을 지키려는 평화적인 수련자와 인권활동가들을 없애기 위해 힘을 쏟아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7월 워싱턴DC 국무부 청사에서 열린 ‘종교자유 증진을 위한 장관급 회담’에 초대했던 파룬궁 수련자 장위화 씨 사례를 들었다. 장씨는 중국의 감옥에서 박해를 경험하고 미국으로 탈출했다.

이에 따르면, 장씨는 2015년 중국을 탈출해 미국으로 건너오기 전까지 7년 반 동안 중국에서 여러 차례 체포와 석방을 거듭하며 갖은 고문과 박해를 받았다.

자신이 직접 겪은 고문과 가혹행위를 자세히 밝힌 장씨는 역시 파룬궁 수련자인 남편 마젠위 씨가 여전히 감옥에 갇혀 있어 미국에서 구명활동을 펼치고 있다.

장씨는 지난해 7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초청을 받아 백악관 집무실에서 면담한 세계 종교 박해 생존자 27명 가운데 한 명이기도 하다.

당시 장씨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박해의 부당함과 심각성을 알리며 중국에 남은 남편을 구조해 줄 것을 호소했다. 그녀는 “강제 장기수확은 여전히 존재한다”며 남편이 이에 희생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장기수확은 티베트 불교도, 위구르 이슬람신도, 지하교회 기독교인과 파룬궁 수련자, 양심수 등 범죄 사실이 없는 데도 중국의 감옥에 갇힌 사람들을 대상으로 벌어지는 살인행위다.

지난 2006년 중국 내부고발자에 의해 처음 국제사회에 알려진 사건으로 산 채로 사람의 장기를 적출해 이식수술용으로 판매하는 범죄다. 이 사건을 조사한 캐나다의 인권변호사 데이비드 메이터스는 그 악랄함에 관해 “전대미문의 사악”이라고 묘사했다.

지난해 영국 왕실 칙선변호사(QC)인 제프리 니스 경이 이끄는 독립 시민법정인 ‘중국 재판소'(China Tribunal)에서 1년간의 조사 끝에 “중공이 이식수술 시장에 판매하기 위해 파룬궁 수련자를 살해했다는 것은 합리적 의심 이상의 일”이라고 판결 내렸다.

한편 파룬따파 인포센터의 장얼핀 대변인은 폼페이오 장관의 발언과 관련해 “미국 정부의 지지와 양심의 자유, 결사의 자유, 표현의 자유를 위한 행동에 감사드린다”고 환영 논평했다.

장 대변인은 “폼페이오의 오랜 지지와 이번 발언은 자유를 위해 투쟁하는 수천만 중국인들을 고무시킬 것”이라며 “우리는 국제사회가 미국의 선례를 보고 중국에서 20여년째 이어지고 있는 파룬궁에 대한 참혹한 박해를 종식하는 일에 나서줄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