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국기업 추가 제재…반도체 굴기 핵심 SMIC 등 59개 등록

한동훈
2020년 12월 19일 오후 2:38 업데이트: 2021년 05월 16일 오후 1:14

미국 상무부가 중국 최대 반도체 위탁생산업체 SMIC(중신궈지·中芯國際) 등 중국기업 수십 곳을 무역제재 블랙리스트에 추가했다.

18일 윌버 로스 상무부 장관은 블랙리스트에 오른 기업과 계열사는 77개이며, 이 가운데 중국 기업은 60개라고 이날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밝혔다.

로스 장관은 “이들은 중국 인민해방군(중공군)과 결부돼 있는 회사들”이라며, 관련 성명에서 “이번 조치는 중국이 SMIC를 통해 미국의 첨단기술을 갈수록 호전적으로 되어가는 자국의 군사력 건설에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조치로 SMIC는 첨단기술로 평가되는 10나노미터 이하 반도체 생산기술에 대한 접근이 차단된다.

세계 반도체 업계의 시선은 올 한 해 SMIC가 7나노미터 양산공정에 성공하는지 여부에 쏠려 있었다. 연초 중국 공산당이 미국기술로부터 반도체 자립을 선언하며, SMIC가 올해 4분기부터 7나노미터 양산에 들어간다는 야심찬 계획을 발표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미국이 SMIC 등 중국기업에 대한 제재 가능성을 높여가자, 중국이 막대한 자금을 쏟아부은 반도체 자립 계획은 곧 심각한 차질을 빚기 시작했고 SMIC는 사실상 7나노미터 양산에 실패했다. SMIC의 최신 공정은 몇 세대 뒤진 14나노미터에 머물고 있다.

여기에 이번에 미국의 제재가 확정되면서, SMIC는 화웨이와 함께 첨단기술 분야에서 완전히 경쟁력을 상실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제재와 관련, 미 국무부는 중국기업 4곳의 추가 이유로 유전자(DNA) 테스트 자료, 첨단기술을 활용한 감시장비를 제공해 중국 내 인권탄압을 가능하게 한 혐의가 적용됐다고 발표했다. 여기에는 세계 최대 상업용 드론 제조업체인 중국 DJI도 포함됐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18일 성명을 통해 “우리는 티베트 불교도, 기독교 신도, 파룬궁 수련자, 위구르 이슬람 신도 그리고 다른 민족과 소수 종교집단 구성원들을 포함해 모든 중국인의 인권을 존중할 것을 중국 공산당에 촉구한다”고 밝혔다.(성명서 링크)

폼페이오 장관은 또한 미국의 무역 기밀을 조직적으로 침해했거나 핵물질 밀거래를 막기 위한 미국의 노력을 저해한 중국 단체 19곳도 제재 명단에 등록했다고 전했다. 여기에는 중공군을 지원하는 중국 내 여러 국방대학들도 포함됐다.

이밖에 중국 공산당의 남중국해 영유권 주장을 적극적으로 도운 수십 개 단체도 블랙리스트에 추가했다. 중국 1위 국영조선사인 중국선박공업(CSSC), 중국통신건설(CCCC) 등 국영기업과 산하 연구기관 25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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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버 로스 미 상무장관 | Saul Loeb/AFP via Getty Images=연합

미 상무부는 지난 9월 자국 기업들에 SMIC에 특정 장비를 수출하기 전 반드시 면허를 취득하도록 조치했다. 관련 서한에서 “중화인민공화국(중공)의 군사적 용도 전환에 이용될 위험이 있다”고 설명했다.

미 국방부는 지난달 SMIC 등 31개 중국기업을 중공군이 소유·통제하는 기업으로 블랙리스트에 등록해 자국 투자자들의 주식 매입을 사실상 금지했다. 미국 자본이 이들을 살찌워 미국의 국가안보를 해치는 데 이용된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SMIC는 중공군과 관련 없다고 반박 성명을 냈으나, 미국은 연속된 조치를 통해 중공군 관련 기업들의 앞길을 끊어버리는 과감함을 보여주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거래금지 목록에는 현재 275개의 중국기업이 등록돼 있다. 화웨이와 계열사 150곳이 ZTE와 함께 목록에 이름을 올렸고, 감시카메라 제조업체 하이크비전은 위구르족을 비롯한 다양한 그룹에 대한 인권탄압을 지원해 블랙리스트에 등록됐다.

하이크비전의 공안담당자인 첸 하오는 2013년 감시카메라 네트워크를 구축해 파룬궁 수련자들을 제지하도록 주변인들을 설득하는 데 도움을 얻을 수 있다며 자랑스럽게 발표해 국제 인권단체들의 비판을 받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