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여론주도층 “美, 中이 대만 공격하면 군사력 사용해야”

2021년 02월 3일 오후 12:00 업데이트: 2021년 02월 3일 오후 12:10

시카고국제문제협의회, 여론주도층 설문조사…”대만 문제 공감대 형성”
공화당 지지층 85%·민주당 지지층 63% 찬성…일반대중은 41%만 찬성

미국의 외교·안보 분야 여론 주도층과 전문가의 다수는 대만이 중국으로부터 군사적 공격을 받으면 미국이 군사력을 동원해 대만을 방어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냈다.

3일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미국 국제문제 싱크탱크인 시카고국제문제협의회(CCGA)가 미국의 외교·안보 분야 여론주도층과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다수가 중국이 대만을 공격하면 대만을 방어하기 위한 미군의 사용을 지지한다고 응답했다.

CCGA는 미국 행정부 관료, 의회 보좌진, 싱크탱크 소속 학자, 대학교수, 이익집단 대표 등 900여 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으며, 설문조사 결과를 1일(현지시간) 보고서 형식으로 발표했다.

설문조사는 지난해 8∼9월 텍사스 오스틴대학에 의뢰해 실시했다.

설문조사 결과 공화당을 지지하는 여론 주도층과 전문가의 85%가 대만에 대한 미국의 군사적 방어에 대해 지지 의사를 표시했다.

같은 설문에 대해 민주당 지지 여론 주도층 및 전문가와 무당파 여론 주도층 및 전문가들의 찬성 비율은 각각 63%와 58%로 조사됐다.

이런 조사 결과는 대만이 중국의 군사적 공격을 받게 될 경우 미국이 대만 방어를 위해 군사적 개입을 해야 한다는 데 대해 미국의 정치권은 물론 미국의 여론주도층과 전문가 집단 내부에 공감대가 형성돼 있음을 의미한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반면 일반 대중은 대만 문제에 대한 미국의 군사적 개입에 대해 41%만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일반 대중의 지지율은 2014년 조사 때의 26%에 비해선 큰 폭으로 상승했다.
일반대중을 상대로 한 설문조사는 지난해 7월 여론조사 기관인 입소스에 의뢰해 성인 2천 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대만을 중국의 일부로 여기는 중국은 통일을 위해 필요할 경우 무력 사용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보이면서 대만에 대한 군사적, 외교적 압박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중국은 친독립파인 민주진보당(민진당) 소속의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이 집권한 2016년 5월 이후 대만과의 공식적인 관계를 단절하고 강력한 압박 정책을 펼치고 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2019년 신년초에는 ‘대만 동포에 고하는 글 발표 40주년 기념회’ 연설에서 “우리는 평화통일에 최선을 다하겠지만 무력 사용을 포기하겠다고 약속하지 않으며 모든 필요한 조처를 한다는 옵션을 놔둘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아울러 시카고국제문제협의회는 보고서를 통해 여론 주도층의 대다수가 미국이 앞으로 2년 이내에 중국의 부상에 대응하기 위해 중요한 노력을 할 것으로 내다봤다고 밝혔다.

이런 의견에 동의한 응답자의 비율은 공화당 지지자가 97%로, 민주당 지지자의 91%에 비해 높았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정점으로 하는 미국 행정부는 중국 문제를 미국 외교정책의 핵심 문제로 다루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여론주도층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강대국으로서 중국의 발전을 미국에 대한 결정적 위협으로 여긴 응답자의 비율은 공화당 지지자가 85%로, 민주당 지지자의 45%에 비해 월등하게 높았다.

또한 공화당 지지자의 88%는 ‘미국이 중국의 힘을 제한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행동해야 한다’고 답했지만, 민주당 지지자의 56%는 “미국이 중국과 우호적으로 협력하고 관여해야 한다”고 답했다.

이는 대중 문제에 대한 당파적 양극화가 여전하다는 사실을 드러낸 것이라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