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선두기업 기술 빼돌린 중국 회사·개인 기소

캐시 허
2020년 10월 30일 오후 1:16 업데이트: 2020년 10월 30일 오후 2:46

미국이 자국 기업의 영업 비밀을 탈취한 혐의로 중국 기업 2곳과 중국인 1명을 기소했다. 이들에게는 영업비밀 절취, 영업비밀 불법 획득 시도, 음모 등의 혐의가 적용됐다.

미 법무부는 28일(현지 시각)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 소재 제조기업의 기술을 탈취한 혐의로 중국 에너지 기업과 미국 계열사, 중국인 1명이 기소됐다고 밝혔다.

기소된 이들 기업은 중국 산둥(山東)성 옌타이시 소재 제이슨 에너지 기업(JET)과 미국 계열사 제이슨 오일 가스 장비(JOG)다. JOG의 총책임자로 근무하던 중국 국적자 가오 레이(45)도 기소됐다.

검찰에 따르면 가오는 회사 직원인 로버트 어포드(41)의 도움을 받아 경쟁업체의 코일튜브 기술을 탈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어포드는 이 회사에 근무하기 전 텍사스 데이턴의 한 밀 생산 공장 운영자였다. 그는 이번 사건과 별개로 과거에도 영업기밀을 빼돌리려고 시도한 혐의로 유죄를 선고받은 바 있다. 가오는 중국에 머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코일 튜브는 지하 석유와 가스 파이프라인 유지에 사용된다. 이들이 영업비밀을 빼돌린 미국기업은 관련 분야의 선두업체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어포드가 JOG에 취직하기 위해 가오를 만났고, 지난해 11월 중국에 가서 코일튜브 기술 분야의 취업지원 컨설턴트로 근무하기로 계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당시 어포드는 중국에 방문하는 15일 동안 하루당 1000달러(약 124만원)를 받기로 했다.

어포드는 이 자리에서 중국 회사에 방문해 제조 효율성과 생산성을 향상하고 기계 결함을 감소시키는 것을 도와달라는 JET 총책임자의 서한을 받았다고 한다. 그달 말 어포드는 중국 산둥에 있는 JET 기업 사무실과 시설을 방문했다.

법원 서류에 따르면 어포드는 이 중국기업에 미국기업의 코일튜브 제조 관련 영업 기밀이 담긴 문서를 제공했다. 업체가 보유한 특허 독점 기술과 절차 등에 대해서도 관계자들과 논의했다.

또한, 미국기업의 시설, 제조 방법, 데이터, 장비 등 총 120여장이나 되는 사진을 촬영해 이를 중국 메신저 앱 위챗을 통해 가오와 공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사진에는 기업의 제조방법의 영업비밀이 포함됐다.

혐의가 모두 유죄로 인정되면 이들 기업은 500만 달러 이하의 벌금형에 처하게 되며, 가오는 최대 징역 10년과 25만 달러의 벌금형에 처한다.

미국은 최근 들어 중국 공산당(중공)의 지적 재산 절취에 대한 조치를 강화하고 있다.

미 연방법원은 지난달 31일 장하오(張浩) 중국 톈진대 교수에 기업비밀 절취죄와 산업 스파이죄를 적용해 징역 18개월을 선고했다. 검찰은 하오가 미국 기업 2곳의 비밀을 절취하고 이를 중공군과 중공 정부에 빼돌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