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사상 첫 흑인 여성 대법관 후보, 상원 인준 통과

한동훈
2022년 04월 8일 오전 10:57 업데이트: 2022년 04월 8일 오전 10:57

미국에서 사상 첫 흑인 여성 대법관 후보자가 상원 인준 절차를 통과했다.

7일(현지시각) 미 상원은 본회의를 통해 대법관 후보자 케탄지 브라운 잭슨 판사에 대한 인준안을 심의해 찬성 53표, 반대 47표로 통과시켰다.

민주당과 공화당이 50대 50으로 동률을 이루고 있는 상원에서, 민주당 의원 50명은 전원 찬성표를 던졌고 공화당에서 3명의 이탈표가 나왔다. 흑인 여성 대법관 임명에 동의한 공화당 의원은 밋 롬니, 리사 머코우스키, 수잔 콜린스다.

인준안 심의에 앞서 토론시간에 민주당 의원들은 잭슨이 충분한 자격을 지녔으며, 이번 인준안 통과가 “미국의 유리 천장을 깨는 위업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흑인 여성 대법관 임명은 조 바이든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었다.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인준안 심의에 앞서 “대통령이 우리에게 인상적인 후보자를 보냈다”며 “오늘 상원은 이 놀랍고 획기적인 법관을 최종적으로 확정할 헌법적 의무를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상원 법사위에서 공화당을 이끄는 척 그래슬리 의원은 대법관으로서 사법철학을 살펴야 한다며 잭슨 후보에 대해 미국의 헌법적 원칙에 대한 기본적 이해가 결여된 인물이라고 비판했다.

그레슬리 의원은 “(인종이나 성별이 아닌) 사법철학과 판결 과정이 대법관 인준에서 가장 중요한 고려사항이 돼야 한다”며 “잭슨 판사는 청문회에서 ‘개인이 자연적인 권리를 가지고 있는지에 대한 입장을 갖고 있지 않다’고 답했다. 이는 매우 충격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자연권은 미국의 헌법과 정치제도의 기본적 원칙”이라며 “판사는 그러한 기본 원칙들을 제대로 이해해야 한다. 하지만 잭슨 판사의 답변 방식을 보면, 기본이 매우 결여됐다는 걸 알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인준안 통과로 잭슨 후보자는 퇴임할 예정인 스티븐 브레이어 대법관 후임으로 공식 임명될 수 있게 됐다. 올해 51세인 잭슨 판사는 극좌 성향으로 평가받고 있으며, 상원 인사청문회에서 ‘여성’의 정의(definition)를 묻는 질문에 답변을 거부해 논란이 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