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대만, 새로운 경제협의체 첫 회의…연대 강화

한동훈
2022년 06월 29일 오후 4:07 업데이트: 2022년 06월 29일 오후 4:07

미국과 대만은 양국 간 경제 협력의 새 기틀이 될 경제협의체 ’21세기 무역에 관한 미국-대만 이니셔티브’를 가동했다.

중국의 견제와 위협을 받고 있지만, 대만은 미국의 주요 교역국의 하나다. 미국에 있어 대만은 10위 수출 시장이며 반도체 주요 수입처다.

지난 27일 미국, 대만 양국 대표는 화상으로 새 경제협의체를 구성하고 첫 회의를 개최했다. 이 경제협의체는 지난달 말 조 바이든 대통령의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의 출범 선언 며칠 뒤인 이달 초 공개됐다.

이날 회의는 세라 비앙키 미 무역대표부(USTR) 부대표, 덩전중 대만 행정원 경제무역협상판공실 대표가 참가했다. 양국은 4시간에 걸친 회의에서 원활한 무역과 규제 관행, 농업, 반부패, 비시장 정책 등을 논의했다. 관세는 제외했다.

대만 외교부는 이 경제협의체를 기반으로 경제 협력을 강화하고 미국이 주도하는 IPEF 참가를 계속 추진하면서 자유롭고 개방적인 인도·태평양 지역의 안정과 번영을 촉진하겠다고 밝혔다.

‘자유롭고 개방적인 인도·태평양’은 미국이 추진하는 인도·태평양 전략의 핵심이다. 흔히 중국의 남중국해 영유권 주장에 맞서 등장하는 표현이다. 대만은 이 지역을 둘러싼 미중 분쟁에서 어느 편에 설 것인지 다시 한번 확실히 했다.

미국이 주도하는 IPEF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중국의 경제적 영향력을 억제하기 위한 협의체로 여겨진다. 한국, 일본 호주, 뉴질랜드, 인도와 동남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10개국 중 7개국이 참여했다.

대만은 가입 의사가 있었음에도 IPEF에 가입하진 못했다. 그러나 미국 민주·공화 양당 상원의원 52명으로 구성된 초당파적 그룹은 바이든 대통령에게 보낸 서한에서 대만의 IPEF 가입을 지지하고, 대만과의 관계 강화를 촉구했다.

이 서한에서는 또한 대만이 “전자, 컴퓨터, 정보통신 기술에 있어서의 주요한 글로벌 공급 허브”이며 “미국의 공급망 다양화에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고 언급했다. 중국의 글로벌 공급망 지배 야욕에 맞서 대만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이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반도체 공급난이 심각하다. 컴퓨터, 모바일기기, 자동차, 가전제품 등 많은 산업 분야에서 생산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반도체 부족은 여러 군수물자 제조에도 영향을 끼치므로 국가 안보까지 연결된다.

미국은 일단 대만을 배제해 중국의 반발을 비껴가면서 IPEF를 성공적으로 출범시키고, 이후 별도 경제협의체를 구성해 다시 대만을 끌어안는 방식으로 공급망과 국가 안보를 강화하며 중국을 견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