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대만 ‘무역·투자 이니셔티브’ 올가을 공식 협상

강우찬
2022년 08월 20일 오후 5:15 업데이트: 2022년 08월 20일 오후 5:15

미-대만 경제적 밀착…공산주의 중국 고립 시도

미국과 대만이 지난 6월 예고한 새로운 경제협의체를 출범시키기 위한 협상을 올가을 개시하기로 했다.

미 무역대표부(USTR)는 17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21세기 무역에 관한 미-대만 이니셔티브’를 위한 협상을 올해 가을 초쯤 개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USTR에 따르면 이 협상은 양국간 △원활한 무역 △바람직한 규제 관행 △반부패 기준 △농업·디지털 무역 강화 △무역 장벽 제거 등 11개 무역 분야를 포괄할 예정이다.

앞서 미국과 대만은 지난 6월 초 양자 간 협의체 구성을 발표한 바 있다.

대만과의 단독 협의체 구성은 바이든 행정부의 새로운 경제구상인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에서 대만을 제외한 것에 대한 보완 성격으로 풀이된다.

대만은 IPEF 참여를 강력하게 희망해왔으나, 나머지 14개 참여국에서 중국의 반발을 우려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 미국이 결국 대만을 배제했다.

세라 비앙키 USTR 부대표는 “미국과 대만은 무역과 투자 관계를 심화하고, 공유된 가치에 기반해 상호 무역 우선순위를 진전시키며 노동자와 기업을 위한 혁신과 포괄적인 경제 성장을 촉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비앙키 부대표는 또한 “(모든 협상 분야에서) 의미 있는 결과물과 높은 수준의 약속을 달성하기 위해 야심 찬 일정을 추구한다”고 덧붙였다.

대만은 농산물 무역을 촉진하고 중소기업의 미국 시장 진출을 확대해 국가경제를 활성화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한 대만에 대한 해외 투자자들의 신뢰도를 높여 기술과 자금을 유치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

미국과 대만은 오랜 무역투자관계를 맺고 있다. 대만 경제무역협상판공실에 따르면, 미국은 대만의 3위 수출시장이다. 2021년 대만의 대미 수출액은 약 30% 급증하며 사상 최대치인 657억 달러(약 88조원)를 기록했다.

대만은 세계 최대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기업인 TSMC를 보유한 반도체 강국이다. 중국은 미국과의 반도체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대만의 협조가 꼭 필요하며, 미국 역시 미국 중심으로 세계 반도체 공급망을 재편하기 위해 대만의 참여가 필수적이다.

중국은 양측의 움직임에 반발했다. 중국 외교부 왕원빈 대변인은 “어떤 국가이든 대만과 주권적 의미와 공식적 성격을 가진 경제무역 협정을 체결하는 것에 반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USTR 성명에는 대만이 강력히 원하고 있는 IPEF 편입이나 다자간 자유무역협정인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CPTPP에는 대만뿐만 아니라 중국도 가입을 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