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노예해방 기념일인 6월19일 연방 공휴일 지정

2021년 06월 18일 오후 12:22 업데이트: 2021년 06월 18일 오후 12:22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노예해방 기념일인 6월 19일을 연방 공휴일로 지정하는 법안에 서명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법안에 서명하기 전 “노예해방일은 노예 생활의 길고 힘든 밤과 다가오는 밝은 아침에 대한 약속을 동시에 상징한다”고 말했다.

그는 “오늘은 심오한 날”이라면서 오랫동안 미국의 원죄라고 불렀던 노예제도의 끔찍한 희생과 도덕적인 오점을 기억하는 날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동시에 나는 더 나은 우리를 위해 가장 쓰라리고 고통스러운 순간에서 치유하고 희망하는 비범한 능력을 기억한다”고 말했다. 

앞서 미 상원은 지난 15일 이 법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하원도 다음 날인 16일 찬성 415표 대 반대 14표로 법안을 통과시켰다. 

1865년 6월 19일은 텍사스 갤버스턴의 흑인 노예들이 자신들이 자유의 몸이 됐다는 소식을 들은 날이다. 

미 국립공원관리청에 따르면 에이브러햄 링컨 대통령은 1863년 1월 1일 미국의 노예 해방을 선언했다. 

그러나 텍사스주는 남부 연합 국가들 중 지역적으로 가장 멀리 떨어져 있었고, 노예 소유주들이 이들을 해방하려는 노력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남북전쟁은 불가피했다. 결국 링컨의 노예 해방 선언은 2년 반 만에 이뤄졌다. 

연방 공무원들은 올해 노예해방일이 주말과 겹쳐 전날인 18일(금요일) 쉬도록 할 것이라고 백악관 관계자가 전했다.  

수년간 이 법안을 처리하려고 노력해온 셰일라 잭슨 리 하원의원(민주당)은 이번 주 하원에서 “긴 여정이었다”며 법안 통과에 힘써준 동료 의원들에게 박수를 보냈다. 

그녀는 “모든 미국인들에게 7월 4일이 주요한 것처럼 노예해방일은 아프리카계 미국인에게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이 법안은 민주·공화 양당의 초당적인 지지를 받고 통과됐다. 일부 저명한 공화당원들도 법안에 지지 의사를 표명했다. 

보수 싱크탱크 헤리티지 재단의 대표인 케이 콜스 제임스는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6월 19일은 소위 ‘깨어난’ 좌파들이 만들어 낸 새로운 공휴일이 아니다”라며 “모든 미국인들이 이날을 기념할 가치가 있다”고 썼다. 

그러나 반대표를 던진 소수 의원들은 이 같은 견해에 동의하지 않았다. 

마르스크주의에 준하는 비판적 인종이론을 미국에 도입·확장하기 위한 시도의 일환이라는 판단에서다.

법안에 반대한 맷 로젠데일 하원의원(공화당)은 “이는 비판적 인종이론을 우리 나라의 지배 이념으로 만들기 위한 큰 노력의 일환이며 정체성 정치를 기념하기 위한 날을 만들기 위한 좌파들의 노력”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인종에 상관없이 모든 사람을 평등하게 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차이보다 우리를 하나로 연합하는 것에 집중해야 한다고 반대표를 던진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이러한 노력은 인종 역사를 미국 이야기의 주요 측면으로 포함하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은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