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기업 93%, 중국 내 공급망 이전 계획” 탈중국 가속화

이은주
2020년 09월 1일 오후 6:58 업데이트: 2020년 09월 1일 오후 7:32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과 디커플링(탈동조화)을 추진하는 가운데, 다수의 미국 기업들의 중국 내 공급망 이전이 빨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공급망 컨설팅 업체인 QIMA가 지난 7월 전 세계 기업 200여 곳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미국 기업 93%가 중국 내 공급망을 이전할 계획이 있다고 답했다.

같은 조사에서 중국 내 공급망 이전을 원한다고 답한 유럽 기업은 절반 이하에 머물렀다.

중국은 여전히 유력한 글로벌 생산기지다. 그러나 그 위상이 예전만 못하다는 게 보고서의 내용이다.

올해 세계 3대 생산기지를 묻는 항목에 중국을 포함시킨 응답자는 75%였다. 지난해 96%라는 압도적인 비율에 비하면 크게 떨어진 수치다.

중국을 대체할 국가로는 베트남이 떠올랐다. 조사에 따르면 유럽 기업과 미국 기업의 약 40%가 이전 대상국에 베트남을 포함시켰다.

아시아 국가 중에서는 대만도 아웃소싱 유망국으로 거론됐고, 그 외 중남미도 대상지에 올랐다.

이번 조사에서 미국 기업 39%는 북미 지역으로 이전할 계획이라고 답했고, 응답자의 13%는 중남미 지역으로 옮길 계획이라고 답했다.

중남미의 인기에 대해 보고서는 “코로나 대유행으로 자국과 인접한 곳에 공급망을 갖출 필요성”을 제시했다.

또한 유럽 기업들의 경우 한동안 터키에 관심을 가지는 추세라고 보고서는 관측했다.

지난 수십 년간 미국 기업들은 중국 시장에 접근하기 위해 인적·물적자원 투자에 많은 비용을 들였다.

그러나 중국 공산당(중공)의 지식재산 탈취, 기술이전 강요 등 문제가 도마 위에 오르면서 기업들의 발을 돌리게 했다.

여기에 중공 바이러스 사태가 덮치면서 기업들은 아웃소싱 전략을 재검토하게 됐고 탈중국 추세에 가속이 붙었다고 보고서는 평가했다.

한편, 대중 의존도 완화를 골자로 한 공급망 다변화는 올 11월 미국 대선에서도 주된 의제다.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집권 2기의 핵심 의제로 ‘대중국 의존도 완화’를 꼽았다.

그 일환으로 제조업 일자리 100만 개를 중국으로부터 되찾아오고, 중국에서 미국에 돌아온 제약·로봇 등 핵심산업에 100% 세금을 공제해주는 공약을 제안했다.

민주당 대선 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도 대중국 의존도를 낮춰야 한다는 입장이다.

바이든 선거캠프는 ‘공급 미국’(Supply America) 계획을 세우고 미국에서 모든 것을 제조하자는 기치 아래 ‘메이드 인 올 오브 아메리카’를 강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