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재대만협회(AIT) 주최 ‘칩4’ 본회의 첫 개최

최창근
2023년 02월 28일 오후 5:30 업데이트: 2023년 05월 25일 오후 4:08

한국, 미국, 일본, 대만 등 주요 반도체 생산국 4개국 간 ‘반도체 공급망 협력 대화’, 이른바 ‘칩4’ 회의가 개최됐다.

1979년 단교 이후 미국의 주대만 대표부 역할을 수행하는 미국재대만협회(美國在臺灣協會‧AIT)는 “AIT가 주관하고 한‧미‧일‧대만 4개국 대표가 참여한 칩4 본회의가 지난 2월 15~16일 화상회의 형식으로 개최됐다.”고 대변인을 통해 밝혔다.

이번 화상회의에서 한국 측 인사로는 주타이베이 한국대표부 인사가 수석대표로 참석했으며, 외교부와 산업통상자원부 국장급 관계자가 참관했다.

2월 25일, 대만 외교부는 “한국, 미국, 일본, 대만 등 4개국이 지난해 9월, 첫 예비 화상회의를 열고 여러 차례 조율한 끝에 실무진이 참석한 첫 고위급 화상회의를 열었다.”고 설명했다. 대만 외교부는 “회의에 참석한 4국 대표 회담의 초점은 반도체 공급망 유연성 유지 방법과 당사자국의 향후 가능한 협력 방향 모색이었다.”고 밝혔다.

한국 외교부 당국자는 “AIT 주관의 ‘미·동아시아 반도체 공급망 회복력 작업반’ 회의가 개최된 사실을 확인하며 “반도체 산업 공급망 강화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한미일 3국과 대만이 화상회의 형식으로 회의를 진행하고, 각국의 타이베이 주재 인사들이 ‘참여’하고 중앙정부 국장급 관계자는 ‘참관’하는 형식을 취한 것은 대만을 독립 국가로 인정하지 않는 이른바 ‘하나의 중국’ 원칙을 지키기 위해서다. 이는 사실상 중국이 반도체 동맹인 칩4에 강력 반발해 온 점을 감안한 결과로 해석된다.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칩4’ 구상은 미국과 한국·일본·대만을 하나로 묶어 첨단 반도체 생태계에서 공급망 안정을 위해 분야별 협력을 진행하자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중국 견제’를 목표로 하고 있다는 게 관련 전문가들의 일반적인 견해다.

다만 한국 정부는 칩4 관련 논의가 “특정 국가(중국)를 겨냥한 배타적 협의체가 아니다.”라는 원론적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한국 외교부 당국자는 “이번 작업반 회의에서도 수출통제 문제를 논의하거나 지식재산 및 기업비밀 정보를 교환하지 않았다. 민간 기업도 참석하지 않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