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 47% “전기차로 바꿀 생각 없다…비싸고 충전 불편”

김태영
2023년 04월 12일 오후 8:13 업데이트: 2023년 04월 12일 오후 8:13

미국인 절반가량이 다음 자동차 구매 시 전기차를 선택하지 않을 거라는 설문 조사 결과가 나왔다.

11일(현지 시간) AP통신이 시카고대 여론연구센터(NORC)·에너지정책연구소(EPIC)와 함께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47%가 “다음 자동차 구매 시 전기차를 선택할 가능성이 없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는 지난 1월 31일부터 2월 15일까지 미국 성인 5408명을 대상으로 실시됐으며 표본 오차는 ±1.7%포인트다.

다음 자동차로 전기차를 구매할 가능성이 ‘아주 높다’는 응답은 19%, ‘어느 정도 가능성이 있다’고 답한 비율은 22%로 나타났다.

전기차를 선택하지 않겠다는 응답자 10명 중 6명은 ‘비싼 가격’을 이유로 꼽았다.

미국의 자동차 정보 사이트 ‘켈리 블루 북’에 따르면 현재 미국에서 판매되는 전기차 신차 가격은 평균 5만8000달러(약 7690만 원) 이상이다. 미국에서 판매되는 전체 자동차의 평균 가격이 4만6000달러(약 6100만 원) 미만인 점을 고려하면 평범한 미국 가정이 접근하기 어려운 수준이라고 AP는 지적했다.

미국은 올해 1월 1일부터 새 전기차 구매 시 최대 7500달러(약 994만 원)의 세금 공제 혜택을 제공하며 더 많은 소비자가 전기차를 구매할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공제 혜택만으로 기존 가솔린 차량을 이용하는 소비자들을 전기차로 바꾸게끔 설득하기엔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AP 통신은 지적했다.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 거주하는 제임스 로저스(62)는 “세금 공제 혜택으로 전기차 신차를 5만 달러(약 6630만 원) 정도에 구매할 수 있다 하더라도 여전히 너무 비싸다”면서 “가격을 더 낮춰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충전소 부족’ 문제도 전기차를 선호하지 않는 이유로 거론됐다.

미국 오하이오주 웨스터빌에 사는 로버트 피아식(65)은 자신이 전기차를 선호하지 않는 이유로 짧은 주행거리, 충전소 부족, 긴 충전 시간 등을 꼽았다. 그는 “전기차 운전자들은 부족한 인프라를 견뎌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현재 미국의 자동차 기업은 전기차 생산 공장과 배터리 기술 개발에 수조 원을 투자하고 있다고 AP는 전했다.

미국 환경보호청의 온실가스 배출 제한 기준에 따르면 2032년 미국에서 출시하는 모든 신차 중 3분의 2가 전기차로 대체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조 바이든 대통령은 기후 변화에 대응해 탄소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오는 2030년까지 미국에서 출시하는 자동차 중 절반가량을 전기차로 대체하겠다는 목표를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