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벽에 부딪힌 중국式 사고방식

허칭롄(何淸漣)
2015년 01월 10일 오후 6:48 업데이트: 2024년 02월 19일 오후 3:27

최근 중국 유명인사에 관련된 기사가 많았는데 그중 하나는 저명한 중국 민간 기업가 쑨다우(孫大午)가 미국 비자를 신청했다가 거절당했다는 내용이다. 그는 ‘두 차례의 미국 입국허가 거절 경험 –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미국 주중대사관에 보내는 공개서한(이하 공개서한)’이라는 글을 게재했다.

필자가 해당 공개서한을 자세히 들여다 본 바로는 전반부에서 주로 사실을 서술했고, 마지막 몇 단락은 보상, 약소국의 천민, 비자발급 조건 등 모욕감을 불러일으키는 내용이었다. 따라서 진위를 밝히기 어렵지 않았다.

비자 신청을 거절당한 원인은 사실 매우 명백하다. 순다우의 중국식 사유가 미국 규칙의 벽에 부딪힌 것인데 쑨 선생이 의식하지 못했을 뿐이다. 만약 비자발급 거절 문제를 해결하고 싶다면 해당 국가의 비자 규칙부터 바로 알아야 할 것이다.

쑨 선생이 2008년 당시 처음으로 비자발급을 거절당한 자세한 상황은 이러하다. 그는 “발급 직원이 ‘당좌 예금이 있나요’라고 물어서 있다고 대답하자 예금이 있는 것을 증명할 수 있냐고 물어서 예금 증명서는 없지만 기업 자산 증명서가 있다고 대답을 했다. 그러자 더는 묻지도 않고 비자발급을 거절당했다”고 서술했다.

사실 책임은 쑨 선생에게 있다. 비자를 신청할 때 필요한 것은 개인 예금 증명서와 중국 4대 은행 개인 예금 통장(20만 전후)만 있으면 문제 될 리가 없다. 그러나 쑨 선생이 내민 것은 기업 자산 증명서였다.

개인 예금 증명서는 기업자산 증명서보다 쉽게 얻을 수 있는 서류인데 쑨 선생은 왜 굳이 어려운 길을 찾았을까? 이는 중국인들 사이에서 떠도는 미국 비자발급에 관련한 잘못된 정보에서 비롯된 것이라 생각한다.

중국인이 미국 비자발급을 받을 때 이민 경향 유무가 관건 요소로 작용한다. 만약 자신이 부유하다는 것을 증명할 수 있고 가난해서 미국 복지를 누릴 생각만 아니라는 것을 보여줄 수 있다면 아무 문제가 없다.

어쩌면 쑨 선생이 기업 자산 증명서를 꺼내 든 것은 개인 예금 증명서보다 이민 경향이 없다는 것을 더욱 증명할 수 있었을지는 모르나 문제가 조금 귀찮아질 수밖에 없다.

미국 기업에는 일반적으로 책임제 제한이 있어 기업가의 기업자산과 개인자산에 차이가 있고, 기업자산과 상환 기업부채는 연관성이 있다. 따라서 기업가가 마음대로 자산을 지배할 수 없다.

미국 주중 대사관 비자발급처 관계자에 따르면 발급 직원은 비자 신청자의 자세한 중국 특색의 사유기업 재산 소유권에 대해 들을 수 없게 되어 있고, 신청인이 규정에 따라 구비서류를 제출하지 않았을 시에 비자발급은 당연히 거부된다.

중국인들 사이에 떠도는 또 다른 미국 비자발급 경험 사례 중의 하나는 비자발급 거절을 당한 경험이 있는 사람은 또다시 비자 발급을 받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근거가 없는 말은 아니다. 필자도 이와 관련한 극단적인 사례를 들은 적이 있다. 한 여성과 그녀의 남편이 미국을 방문해 몇 년 동안 돌아오지 않은 상태에서 이혼 위기에 처했지만, 그녀는 다시 친지를 방문해 결혼생활을 만회하고 싶어 했다.

그러나 매년 비자 발급을 거절당했고, 거절당할 때마다 그녀의 심리적 부담은 가중되었다. 비자를 10번 거절당한 후 비자발급 직원만 보면 가슴이 두근거리고 불안해하다 결국 이혼수속을 밟게 되었다.

쑨 선생은 한 차례 비자발급을 거절당하고는 다시는 겪고 싶지 않다는 굴욕을 안고 베이징에서 손꼽히는 여행사를 찾았고 여행사의 요구에 따라 충분한 서류를 준비했다. 하지만 2008년 비자발급 거절을 당한 이력을 밝히지 않아 또 비자발급을 거절당했다.

과거 비자발급을 거절당한 이력을 왜 언급하지 않았냐는 것에 대해 쑨 선생은 “미국 주중대사관에 들어가기 전에 여행사 직원이 이미 미국대사관과 이야기가 된 부분이며 2013년 이전의 비자발급 거절 기록은 모두 깨끗해졌으니 과거 이력을 말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었다. 하지만 그 말이 거짓말이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고 서술했다.

필자는 그 여행사 직원의 경험이 부족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지 않을 경우 쑨 선생에게 이런 현명하지 않은 방법을 알려줄 리가 없다. 비자발급 신청자는 미국은 각 급 정부 당국과 개인 문건 보관이 중시되는 국가이며 신청인의 신청기록은 모두 대사관의 컴퓨터 시스템에 저장된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사증발급 직원은 비자발급 수속 시에 문건을 매우 쉽게 조회해볼 수 있고 신청인은 이전의 비자발급 거절 기록을 절대 은폐해서는 안 된다. 이러한 은폐 행위는 거짓말로 여겨져 또다시 비자발급을 거절당할 수 있는 이유가 된다.

쑨 선생이 공개서한에서 “비자발급 거절을 당할 이유가 없는데 이상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미국비자신청 규정에 따르면 처음에 적합한 문건을 제출하지 않거나 두 번째 비자신청 과정에서 과거 비자발급 거절 기록을 은폐할 경우, 또다시 비자발급을 거부당할 수 있는 충분한 사유가 된다.

게다가 미국 국무원의 비자 신청 관리제도는 비자발급 직원의 심증에 의존하기 때문에 직원의 판단하에 비자발급을 거절해야겠다고 생각하면 상급의 비준 없이도 비자발급을 거절할 수 있다. 쑨 선생은 오바마에게 서한을 통해 비자발급 직원의 결정이 틀렸다는 것을 입증할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공개서한에서 제시한 바처럼 비자발급 신청을 위해 긴 줄을 서는 것이 번거롭다고 느끼는 것은 쑨 선생 한 사람만의 느낌은 아니다. 미국 주중대사관 및 영사관이 있는 지역은 엘리트 고관들이 구름같이 한데 모여 있는 곳이다.

길게 줄을 늘어선 사람들 중에는 쑨 선생과 마찬가지로 중국에서 꽤나 유명하고 출중한 인물들이 많이 있다. 하지만 미국 대사관 영토에 가면 반드시 미국 규칙에 따라야만 한다.

몇 년 전 해당 이야기를 모티브로 한 중국 영화와 드라마가 있었다. 어떤 사람이 미국으로 건너간 후에 한 부자를 알게 되면서 많은 편의를 누리고 큰 재산을 벌어들였다.

하지만 한 커피숍에서 대형 언론사 기자가 인터뷰하는 과정에서 목소리가 조금 커지자 종업원은 곧 그녀에게 양해를 구했다. 물론 그 종업원은 이 사람이 미국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는 어마어마한 인물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최근 몇 년 사이 미국에 관광, 투자를 하는 중국인이 적지 않다. 천광바오(陳光標) 장쑤황푸재생자원이용유한공사 회장도 뉴욕을 주 무대로 삼아 활동 중이며 그는 자선쇼로 이목을 끌고 있다. 사회적으로 볼 때 쑨 선생이 천광바오보다 훨씬 사회적이다.

그는 기업가 중에서도 벼락부자, 불법 행위(가짜 상품 생산, 사취, 세금 탈루)를 반대하는 사람으로서 정도를 걸어왔고 청렴한 생산과 경영을 주장한다. 그를 향한 여론도 좋다.

그가 다우그룹에서 실행한 ‘민영기업 군주 입헌제’ 선거에서 26명 경쟁자가 교대로 선거 연설을 하고, 13명 이사회 입후보 일원의 자리(이사장과 총지배인 외)가 생겨났던 것은 ‘중국 민주 실험’이라 불리기도 했다.

이러한 민간기업가들은 미국에서 관광 및 투자를 막론하고 환영받아야 마땅한 대상이다. 특히 현재로는 미국의 많은 주에서 중국 투자를 반기고 있는 눈치다.

또 오바마 대통령이 APEC 기간에 특별히 미국 비자발급 조건을 완화하라고 언급한 바 있어 기회는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쑨 선생은 앞으로 상술의 원인을 살펴보고 비자 발급이 거절된 번뇌와 ‘국가 차별 대우’라는 말은 잠시 접어두고, 두 차례나 비자발급 거절을 당한 원인을 정시하고 관련 규칙을 정확히 이해한다면 순조롭게 일이 처리될 수 있을 것이다.

중국식 사유가 미국 규칙의 벽에 부딪히는 이러한 사건들은 생활 속에서 쉽게 접할 수 있다. 미국 비자신청 규정은 오로지 중국인을 겨냥해 세워진 것이 아니며 전 세계 각 미국 대사관에서 모두 실행되는 동일한 규칙이라는 것을 명시하고, 외국에 입국할 때에는 해당 국가의 규칙을 준수해야 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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