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건국원칙 12] 미국은 민주정이 아니라 공화정이다

각계각층의 민의대표들이 국민을 대표해 나라를 다스린다

제임스 팡(James Fang)
2022년 02월 5일 오전 9:30 업데이트: 2022년 03월 26일 오전 8:50

미국의 정치 체제는 무엇일까? 한마디로 미국은 공화정이다. 공화정은 바로 국민이 뽑은 대표자가 국민을 대표해 나라를 다스리는 정치 형태이다.

여기에서 분명히 할 점은 건국의 아버지들은 미국을 민주주의 국가가 아닌 공화국으로 여겼다는 점이다.

미국은 현대 공화정의 시초이다

그렇다면 민주제는 무엇인가? 민주제는 모든 사람이 참여하고 민중이 결정하는 제도, 즉 모두가 정치에 참여하고 의견을 표시해 결과를 내는 제도이다.

하지만 진정한 ‘민주제’, 즉 직접민주제는 문제가 많았고 수명 또한 짧았음이 역사적으로 증명됐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살기에 바쁜 국민이 공공정책을 일일이 들여다볼 수 없는 데다 국민을 한자리에 모아놓고 의견을 듣고 투표로 정책을 결정하는 과정이 혼란스럽고 비효율적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인구가 많아지면서 회의를 여는 것 자체가 어렵게 됐다. 회의를 한번 열면 수만 명이 오는데 어떻게 회의를 열 수 있겠는가?

그래서 처음에 민주제는 그리스의 작은 도시국가에서만 운영됐다. 하지만 그런데도 자주 폭민(暴民)정치가 나타났다. 다수가 소리를 지르고 선동하면 모두가 그들의 말에 동의했기 때문이다. 이는 결국 소수 의견을 무시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따라서 민주주의는 개인의 안전과 재산을 보호할 수 없었고, 이것이 민주주의의 문제가 됐다.

이 때문에 미국 건국의 아버지들은 일찍이 미국은 결코 민주주의 국가가 아니라고 말한 바 있다. 그들은 민주제가 혼돈과 갈등, 그리고 다수의 폭력을 가져올 것이라고 생각했다.

건국의 아버지들이 원했던 것은 공화정이었다. 그렇다면 공화정이란 무엇일까?  국민에게서 주권이 나오고, 국민의 대표를 뽑아 정책을 결정하고 나라를 다스리는 정치 형태다. 물론 이 국민의 대표는 품행이 좋아야 하며, 임기 제한도 있다.

지금의 우리가 듣기에는 너무도 당연한 말이며, 당연히 그렇게 해야 되는 것이다. 하지만 당시에는 최초의 시도였다. 첫째, 공화정의 국정 운영자는 상전이 아니라 국민이 뽑은 대표이다. 둘째, 그들에겐 임기가 있기 때문에 임기가 지나면 더 이상 그 관직에 있을 수 없다. 게다가 임기 내에도 문제가 있으면 그 직을 유지할 수 없다.

정부가 이 시스템에 따라 나라를 다스리면, 모든 사람이 모여서 떠들어댈 필요가 없다. 국민이 100명이라면 100명을 대표할 1명을 뽑고, 그가 100명을 대표해 의견을 내고 정책을 집행하고 나라를 다스리게 하면 된다. 국민이 1만 명이라면 그들의 대표로 100명을 뽑고, 그들 100명이 다시 국민의 대표 1명을 뽑으면 된다. 이러한 메커니즘은 매우 효과적이며, 모든 나라가 이 방법으로 나라를 합리적으로 다스릴 수 있다. 이 정치제도로 운영되는 국가가 바로 오늘날의 미국이다. 각계각층의 민의를 대표하는 자들이 국민을 대표해 나라를 다스리고, 주(州)를 다스리고, 카운티를 다스리는 정치 제도, 이것이 바로 공화정이다.

200여 년 전, 미국 건국의 아버지들은 줄곧 정치 체제를 분명하게 확립하기를 원했다. 그들은 “우리는 결코 민주제를 말한 것이 아니고 민주제를 원하지도 않는다. 우리가 원하는 것은 공화정이다”라고 했다.

미국은 어째서 ‘민주국가’라고 불리게 됐을까?

우리는 오늘날 미국이 ‘민주국가’로 불리며 민주주의를 대표하고 있음을 알고 있다. 직접민주제를 채택하지 않았지만 민주주의 국가이다. 이게 어찌된 일일까? 여기에는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다.

민주주의라는 개념은 사실 공산주의 운동과 관련이 있다. 1905년, 미국 6개 대학의 일부 사회주의자들이 모여 ‘대학사회주의학회’라는 조직을 결성했다. 그들은 모든 경제활동을 정부가 책임지고 모든 사회문제를 통일된 방식으로 처리하면, 많은 폐해를 피할 수 있고 사회가 질서 정연하게 변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사상은 많은 지식인을 매료하고 현혹했으며, 이 조직은 미국에서 매우 빠르게 발전해 전국의 수십 개 대학으로 퍼져 나갔다. 또한 그들은 미국에서 “생산은 돈이 아니라 유용함을 위한 것”이라는 슬로건을 내세우며 “우리 미국의 생산은 이윤을 추구해서는 안 되며, 이윤이 낮더라도 유용성을 추구해야 한다”고 외쳤다. 까놓고 말해 이는 유토피아적 발상이지만, 각자 능력에 따라 일하고 수요에 따라 분배한다는 개념은 많은 사람을 현혹했다. 그렇게 해서 많은 사람이 그들에게 속아 넘어갔다.

이와 동시에 멀리 러시아에서는 10월 혁명이 일어나 ‘소비에트 사회주의 공화국 연합’, 즉 소련이 세워졌다. 그러나 소련이 들어선 뒤 만연한 대규모 기근과 학살로 인해 ‘사회주의’라는 용어의 이미지가 나빠졌다.

그래서 미국의 ‘대학사회주의연맹(International Socialist League)’은 단체 이름을 ‘산업민주연맹(League for Industrial Democracy)’으로 개명했다. 그들이 말하는 민주는 ‘모든 사람’이라는 뜻으로, 그들이 국영 산업을 운영해서 모든 사람을 행복하게 해준다는 말이다. 어쨌든 이 또한 사회주의 개념인데, 단지 ‘민주’라는 용어를 빌려 표현한 것뿐이다.

제1차 세계대전 이후 그들은 미국의 정계, 경제계, 언론계, 학계에서 잇따라 높은 위치에 오르고 요직을 차지했다. 우드로 윌슨(Thomas Woodrow Wilson) 대통령이 미국을 이끌고 제1차 세계대전을 치를 당시, 그의 주변에는 ‘산업민주연맹’ 출신 사람들이 가득 찼다. 윌슨 대통령은 그들의 선동으로 “세계 민주를 위해 싸우자”라는 슬로건을 외치며 미국은 세계 민주 수호를 위해 참전했다고 했다. 이로 인해 ‘민주’라는 단어가 긍정적이고 수준이 높은 지위를 얻은 것으로 추측된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공산주의 진영도 그들의 나라를 ‘독일민주공화국(동독)‘이나 ‘조선민주주의공화국(북한)’ 등과 같이 ‘민주공화국’이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그래서 사람들은 ‘미국식 민주’와 ‘사회주의 민주’를 구분해서 사용했다. 이후 공산주의는 가는 곳마다 살육, 가난, 실패를 의미하게 됐고, 공산주의의 몰락과 함께 ‘사회주의 민주’라는 개념도 무너졌다. 그러나 이와 동시에 ‘미국식 민주’는 미국 정치제도의 대명사가 됐고, 이후 민주와 미국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가 되면서 ‘민주’는 거의 미국 체제의 별칭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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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이런 역사를 깊숙이 들여다보면, 미국 건국의 아버지들은 애당초 완전한 민주가 아닌 공화정을 세우고 싶어 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훗날 ‘민주’라는 용어가 출현한 것도 미국의 공화 체제를 무너뜨리기 위함임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오늘날 미국은 비록 자본주의 국가이자 자유세계의 리더이기는 하지만 사회주의의 영향이 많이 배어 있다. 또한 미국인들은 그들의 나라가 미국 건국의 아버지들이 당초 공화정을 세울 때의 사상과 동떨어져 있다는 것을 깨닫지 못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