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이데올로기 전쟁, ‘만리방화벽’ 무너뜨려야” 더힐

이혜영
2019년 05월 7일 오전 11:04 업데이트: 2019년 08월 19일 오후 5:27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미국은 무역, 군사력, 이데올로기 등의 분야에서 중국 공산당과 전면으로 맞서고 있다. 베이징 당국은 이러한 전장에서 끊임없이 미국의 아킬레스건 즉, 세계무대에서 미국의 영향력과 지위를 파괴시킬 취약점을 찾으려 애쓰고 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미·중 무역 전쟁과 군사 충돌의 가능성은 전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는데 비해 중국 공산당의 이데올로기 전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미국에 대한 위협이 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해서는 주목하는 사람이 많지 않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샌안토니오 텍사스 대학의 정치학 교수 브래들리 A. 세이어 박사와 중국시민권력 이니셔티브 부사장 겸 허드슨연구소 객원위원인 한롄차오(韓連朝) 부의장이 지난달 29일 ‘더힐(The Hill)’에 ‘만리방화벽을 무너뜨려 중국과의 전쟁에서 이기자’라는 칼럼을 게재해 화재가 됐다.

한롄차오는 그의 트위터에 이 칼럼의 취지에 대해 “미국은 무역과 하이테크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해 중국 공산당의 방화벽을 무너뜨리고, 정보와 인터넷의 자유를 확보해야 한다”면서 중국 공산당 이데올로기의 허위를 폭로하고, 미국의 가치와 이념의 우월함을 알려야 한다. 또한 미국 국가안보위에 전담기구를 설치해 이 사항을 주관하도록 해야한다”고 설명했다.

미국의 힘과 위대함의 근간 ‘개인 자유에 대한 존중’

칼럼은 먼저 미·중 정치체제의 근본적인 차이를 비교했다. 미국의 힘과 위대함은 개인의 자유에 대한 존중에서 나오는 것이며, 이는 헌법이 국민에게 부여한 기본권이기도 하다. 미국은 개인의 자유를 소중히 여기고 당국에 질문하고 도전할 수 있으며 심지어는 반대할 수도 있는 열린사회를 허용한다.

미국인의 ‘정치적 자유’에 대한 신념은 제한적인 정부, 사유제 보호, 경제적 번영, 문화적 다양성, 그리고 소수민족의 권리를 보호한다. 또한 잘못된 것을 바로잡기 위해 사회를 개혁하고 바꾸기도 한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중국 공산당은 국민에게 중국적 특성을 가진 사회주의라는 유례없는 이데올로기를 강요하고 개인의 자유를 부정한다. 또한 국가, 더 정확히 말하면 당 엘리트들이 국민 삶의 모든 측면을 통제하도록 허용하고 있다. 중국 공산당은 당이 국민을 먹여 살리고 경제 성장을 창출하는 한 그들의 정치적, 시민적 권리를 박탈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중국민의 인간성 훼손하는 중국 공산당

칼럼은 중국 공산당의 소행은 일종의 현대적 폭정으로 중국민의 인간성을 심각하게 파괴하고 있다고 전했다.

공산당의 이데올로기가 근본적으로 모순이라는 것은 이제 놀랄 일도 아니다. 아마도 가장 극명한 모순은 중국 공산당이 중국민을 대하는 방식일 것이다. 중국 공산당은 노동자가 나라의 주인이라고 주장하지만 실제로는 중국민을 박해하고 있다.

더욱이 중국 공산당은 당의 이데올로기를 ‘절대 진리’로 치켜세우고, 이를 비판하는 사람은 누구나 감금한다. 만약 중국민이 미국의 정치적 자유주의가 국민에게 주는 선택의 자유를 가질 수 있었다면, 공산당 이데올로기는 일찍이 국민에게 버림당했을 것이다.

‘방화벽’ 통해 정보유통 통제

이러한 이데올로기 전쟁에서 승리하려면 미국은 중국 공산당의 거짓과 기만을 폭로하는 것 외에 자국 이데올로기의 우월성을 과시해야 한다. 이를 달성하기 위한 최선의 방법은 중국에 정보가 막힘없이 들어갈 수 있도록 보장하는 것이고, 이것을 실현 할 수 있는 최고의 도구가 바로 인터넷이다.

중국 정권은 자신들 이데올로기의 취약성을 알고 있기 때문에 방화벽을 통해 정보의 유통을 통제하고 중국 사람들의 진리와 지식 탐구를 억압하고 있다.

중국의 ‘만리방화벽’은 세계에서 가장 광범위하고 가장 정교한 봉쇄 도구다. 그것은 웹사이트의 콘텐츠를 차단하고, 개인의 인터넷 접속을 감시하고, 사람들과 보트(특정 작업을 반복 수행하는 프로그램)를 이용해 거짓말과 가짜 뉴스를 퍼뜨리며, 미국의 가치관과 자유를 악마화시키기 위해 이데올로기 전쟁을 일으키고 있다.

중국 공산당은 스카이넷(Skynet), 스마트 시티(Smart Cities), 샤프 아이즈(Sharp Eyes), 그리고 사회신용 채점 시스템(Social Credit Score System)과 같은 프로젝트들과 만리방화벽을 완벽하게 결합시킨 세계 역사상 가장 억압적인 최악의 인터넷 통제 시스템을 만들어 중국민을 모니터하고 있다.

만리방화벽은 효과적으로 중국을 봉쇄하고 국민을 우민화시켰다. 따라서 만리방화벽을 무너뜨리는 것이 미·중 이데올로기 전쟁에서 중국 공산당을 물리치기 위한 핵심 대응이 돼야 한다.

만리방화벽이 무너지면 중국 네티즌과 지식인, 반체제인사, 인권운동가들이 가상의 공공 광장에 모여 각자의 의견을 말할 수 있게 될 것이고 미국과 중국의 서로 다른 이데올로기를 비교하고 토론하게 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중국민은 공산당의 끔찍한 범죄를 목격하고 그 사악한 실체를 똑똑히 볼 수 있게 된다. 더욱이 공산당의 실체를 본 중국민은 이데올로기 전쟁에서 미국의 가장 강력한 동맹군이자 버팀목이 될 것이다.

방화벽을 무너뜨릴 수 있는 네 가지 조치

방화벽을 무너뜨려야만 이러한 지원군을 모집할 수 있다. 칼럼의 두 저자는 이를 위한 네 가지 조치를 권고했다.

첫째, 미국 정부는 중국의 방화벽을 무너뜨리기 위해 지렛대를 사용해야 한다. 예를 들어, ‘자유롭고 개방된 인터넷’에 대한 가치를 지지함으로써 ‘인터넷은 사이버 주권자(중국의 인터넷을 세계의 인터넷으로 부터 격리해 사이버 주권을 지킨다는 뜻)’여야 한다는 시 주석의 주장에 맞설 필요가 있다. 또한 대중 무역협상을 이용해 중국 인터넷 시장을 개방시키고 인터넷 자유화를 추진해야 한다.

둘째, 국방첨단연구사업청(DARPA)과 국가안보국(NSA)이 민간과 협력하여 만리방화벽을 무너뜨릴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해야 한다. 여기에는 블록체인 기술에 기반한 무료 네트워크 창설, 차세대 가상사설망(VPN) 개발, 위성으로부터 전지구적으로 접속 가능한 인터넷 시스템 구축 그리고 검열을 피할 수 있는 사이버 우회 도구 등이 포함될 수 있다.

셋째, 미국 연방정부는 국가안전보장회의 하에 이데올로기 전쟁을 전담하는 사무소를 설치해야 한다. 이 사무실은 이데올로기의 핵심 원칙, ‘인류 운명공동체’와 같은 신조어의 함의, 중국 공산당 이데올로기의 모순과 실패, 그리고 중국 공산당이 이데올로기를 국내외에 어떻게 확산시키는가 등을 파악하는 임무를 맡아야 한다.

넷째, 미국 글로벌 미디어 기구(USAGM)와 같은 현 연방 기관은 미국의 이념을 옹호하는 혁신적 콘텐츠를 창출하기 위한 개혁이 반드시 필요하다. 또 중국 정권이 미국민을 공략하는 유해한 행위에 대한 정직한 평가를 제3자에게 의뢰해야 한다.

미국은 중국 공산당과 이데올로기 전쟁을 벌이고 있다. 그리고 이것은 미국 이념의 힘과 매력을 감안할 때 반드시 미국이 이겨야 하는 전쟁이다. 하지만 “(미국이) 이 싸움에 맞서야만 이길 수 있다”라고 칼럼은 끝을 맺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