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한 모금 마시려고 마스크 잠깐 내린 간호사, “왜 마스크 내리냐”는 지적받았다

김연진
2020년 06월 23일 오후 12:17 업데이트: 2022년 12월 14일 오후 2:46

서울의 낮 최고기온이 35도까지 올랐다. 가만히 서 있어도 땀이 줄줄 흐르고, 숨이 턱 막힐 정도로 푹푹 찌는 ‘찜통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가장 힘든 이들은 바로 의료진이다. 마스크, 보호구, 방호복 등을 착용하고 온종일 환자를 돌보는 의료진들은 그야말로 죽을 맛.

선풍기 하나에 의지해 겨우 땀을 식히는 의료진들이지만, 찜통더위보다 더 힘든 것이 바로 일부 시민들의 ‘항의’라고 한다.

연합뉴스

지난 16일 한 트위터 계정에는 5년차 간호사인 A씨가 고백한 충격적인 사연이 게재됐다.

그는 “이제 텀블러를 사용할 수 없게 되면서, 일하는 동안 수분 섭취량이 거의 0에 수렴하고 있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어떤 부서의 보호자는 한 간호사가 물을 마시려고 마스크를 내린 순간을 포착해 사진을 찍어 컴플레인을 걸었다고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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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우리가 물을 마시면서 침을 뱉나요? 인간의 기본 욕구는 지키면서 일하고 싶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A씨는 “그 보호자도 보호자인데, 이 컴플레인을 받아들여 공지 내리는 병원도 이해 안 된다”라며 “우리가 뭐 죄지었나, 간호사가 무슨 로봇인가”라고 울분을 토했다.

또 “밥은 못 먹어도, 적어도 일하면서 물은 마셔야 하는데… 10시간 동안 아무것도 못 마시는 게 말이 돼?”라고 폭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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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의 설명에 따르면, 병원 측은 실제로 이 보호자의 항의를 받아들여 간호사들이 근무 시간에 물을 마시지 못하도록 통제한 것으로 보인다.

해당 게시물은 현재 누리꾼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누리꾼들은 “지금 우리나라에서 가장 고생하는 분들이 의료진인데, 어떻게 그럴 수 있는지 모르겠다”, “최악의 갑질이다” 등 분노를 표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