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전박대’당하면서도 고양이가 미술관에 들어가려는 이유

김우성
2021년 01월 30일 오후 2:18 업데이트: 2022년 12월 13일 오전 11:39

2년간 한 미술관에 무단 침입을 시도하는 고양이. 기회를 틈타 재빨리 안으로 들어가려는 순간 경비원이 나타나 이를 저지한다.

시도는 번번이 실패로 끝나지만, 고양이는 포기하지 않고 다시 미술관을 찾았다. 왜 들어가려는 것일까?

고양이가 가끔 미술관 안쪽으로 발을 들여놓으면 경비원은 잽싸게 고양이를 품에 안고 다시 문밖에 내려놓는다.

쫓겨난 고양이는 바닥에 앉아 입구를 멀뚱멀뚱 쳐다본다.

오노미치시립미술관
오노미치시립미술관

사진 속 고양이는 일본 히로시마현 오노미치시립미술관 주변에 사는 고양이 ‘켄’이다.

2016년 6월 경비원과 켄이 대치하고 있는 사진이 미술관을 방문했던 관광객을 통해 퍼졌고, SNS상에서 켄은 유명세를 탔다.

당시 미술관에는 동물사진 작가 이와고 미츠아키의 고양이 사진전이 열리고 있었다.

미술관 큐레이터는 “켄이 유리에 비친 고양이 전시 사진을 보고 새 친구를 찾았다고 생각한 것 같다.”며 “이 지역에 사는 고양이 같은데 미술관 공원을 제집처럼 돌아다닌다.”고 말했다.

미술관 안 모형 친구들을 만나기 위해 켄과 함께 다른 고양이 ‘고’가 찾아오기도 했다.

친구들을 만나고 싶은 켄 / 오노미치시립미술관
모형 고양이의 자세를 따라해보는 켄 / 오노미치시립미술관

2017년에는 미술관에서 켄과 고의 사진을 꾸준히 공개하면서 이들은 SNS 스타가 됐고, 미술관을 찾는 관광객이 늘기도 했다.

치솟는 두 고양이의 인기에 미술관은 두 고양이를 소재로 만든 에코백 등 다양한 기념품을 출시하기도 했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 켄의 사진과 사연이 공개되면서 재조명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