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이과 대통합” 사법시험·사법연수원 동시 수석한 25살 카이스트 공대생

황효정
2020년 02월 13일 오후 12:15 업데이트: 2022년 12월 20일 오후 5:16

이과 출신으로 카이스트 공대에 다니며 사법시험을 응시했다가 수석을 차지하고, 사법연수원에서까지 수석을 한 25살 청년이 등장했다.

지난달 13일 경기 고양에 위치한 사법연수원 대강당에서 열린 제49기 수료식에서는 정세영(25) 씨가 1등 상인 대법원장을 받았다.

어렵기로 소문난 사법시험과 사법연수원 수석을 모두 차지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정씨의 수석 2관왕은 사법시험 역사상 세 번째며, 2017년 사법시험이 폐지됨에 따라 동시에 마지막이 됐다.

땅끝마을 전남 해남에서 태어난 정씨는 광주광역시로 이사한 뒤 그곳에서 유년 시절을 보냈다.

사진=정세영 씨 제공

정씨는 어릴 때부터 과외 등 사교육을 거의 받지 않았으나 배움에 대한 욕심이 강해 공부 자체를 즐기는 편이었다.

정씨는 계림초, 조선대부속중, 광주과학고를 졸업한 뒤 카이스트 전기 및 전자공학과에 진학했다. 그대로 공학도가 될 수 있었다.

그러다 22살, 대학교 3학년 때인 지난 2016년 제58회 사법시험에 수석으로 합격했다.

전국에서 내로라하는 수재들이 모여 실력을 겨루는 사법시험 수석에 이어 사법연수원에서도 수석을 차지해 수석 2관왕을 거머쥔 정씨.

수료식에서 사법연수생들이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 뉴스1

정씨는 특히 이과 출신으로서 남들보다 부족한 부분을 채우기 위해 밤낮없이 지독하게 공부했다. 치아 두 개가 빠질 정도였다.

정씨는 “수석은 명예와 특권의 자리가 아니라 봉사와 헌신의 자리”라며 “더욱 낮은 자세로 사회정의와 공공의 이익 실현에 기여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어 “판사나 검사, 변호사 중 어떤 길을 갈지는 아직 정하지 못했지만 어느 자리에 있든 법률가로서의 사명을 잊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정씨는 국방의 의무를 다하기 위해 지난달 곧바로 군법무관으로 입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