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성, 여성에게도 이롭다…“암 발병 낮추고 뇌 기능 향상에 도움”

김태영
2023년 05월 15일 오후 8:18 업데이트: 2023년 05월 15일 오후 11:26

현대사회에서 여성이 엄마가 되는 것에 대해 ‘경력 단절’과 같은 부정적 의미는 쉽게 떠올리지만 모성(母性)을 통해 여성이 얻는 이로움에 대해선 잘 알려지지 않거나 저평가된 경우가 많다. 하지만 학계 연구에 따르면 모성은 여성에게 암·심혈관 질환 예방, 기억력 향상, 수명 연장 등 여러가지로 건강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밝혀졌다.

먼저 출산 후 모성의 첫 시작인 모유 수유는 암 발병률을 감소시킨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미 국립보건원(NIH)이 지난 2020년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여성 2만3816명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모유 수유를 한 여성은 그렇지 않은 여성 대비 난소암 발병 확률이 24% 더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유방암 예방에도 마찬가지 효과가 있다. NIH에 따르면 12개월간 모유 수유를 한 여성은 모유 수유를 하지 않은 여성과 비교해 유방암 발병 확률이 26% 더 낮게 나왔다.

모유 수유는 또한 심혈관 질환 및 당뇨병 발병 위험도 낮추는 것으로 드러났다. NIH에 따르면 지난 2018년 여성 78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 결과, 최대 5개월간 모유 수유를 해온 여성은 모유 수유를 전혀 하지 않는 여성 대비 관상동맥질환(CAD) 발병 위험이 약 2배 정도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호주 뉴사우스웨일스주(州)에서도 지난 2006~2014년까지 산모 10만여 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모유 수유가 산모의 심혈관 건강에 장기적으로 도움을 준다는 결과를 내놨다.

유럽의 암 및 영양에 대한 전망 조사(EPIC) 포츠담 연구에 따르면 모유 수유는 당뇨병 예방에도 효과가 있다. EPIC-포츠담은 지난 1994~2005년까지 가임기 여성 1262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모유 수유 기간이 길수록 제2형 당뇨병 발병 위험이 낮아지는 것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모성은 학습력과 창의력, 기억력 향상에도 도움을 준다. NIH에 따르면 지난 2019년 출산 6개월 차인 산모 39명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모성은 뇌 회백질 부피와 전전두피질(前前頭皮質) 두께를 확장해 여성의 창의적 사고 능력을 강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학습 능력과 기억력을 높이는 데도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

이 밖에도 모성은 수명 연장과도 관계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6년 스웨덴 연구진이 사망한 노인(1911~1925년 출생)들을 대상으로 수명과 자녀 존재 여부 간의 관계를 조사한 결과 1명 이상 자녀를 둔 사람은 자녀가 없는 사람보다 평균 수명이 더 긴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진은 “자녀를 둔 것이 수명 연장에 도움이 된다”며 “자녀의 성별 여부는 상관이 없다”고 말했다. 해당 연구는 영국의학저널(BMJ)에 실렸다.

여성이 늦은 나이에 아이를 출산하는 것도 수명 연장에 큰 영향을 미친다. 지난 2015년 NIH가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여성이 마지막 자녀를 33세 이후에 출산하게 되면 더 어린 나이에 자녀를 출생한 여성 대비 95세까지 살 확률이 2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다른 연구에서는 40세 이후 아이를 출산한 여성은 어린 나이에 아이를 출산한 여성과 비교해 100세까지 살 수 있는 확률이 4배 이상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