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잠든 새벽 읍사무소 앞에 쌀 60포대 몰래 놓고 간 ‘쌀 천사’

이현주
2020년 12월 31일 오전 10:35 업데이트: 2022년 12월 13일 오후 1:18

힘겨운 코로나 사태가 이어지면서 기부의 손길이 줄어들까 걱정스러운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쌀가마니를 기부하는 이른바 ‘쌀 천사’는 13년째인 올해도 선행을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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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새벽 전북 완주군 용진읍사무소 민원실 입구에는 10kg짜리 쌀 포대 60개가 가득 쌓여 있었다.

어려운 이웃을 도와달라며 어김없이 얼굴 었는 천사가 놓고 간 사랑의 나눔이었다.

쌀 포대 위에는 이름을 밝히지 않은 손편지 한 통이 놓여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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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온통 세상이 코로나 역병으로 정말 살기 어려운 한 해였다”,

“강추위가 시작하는 동절기에 세상이 어려울수록 우리 사회의 손이 덜 미치는 구석구석까지 훈훈하고 생기 넘쳤으면 좋겠다”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이 ‘얼굴 없는 천사’의 선행은 2008년부터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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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를 전후해 13년째 쌀을 기부해왔는데, 올해까지 기부한 쌀이 매년 600㎏씩 총 7800kg에 달한다.

대략 10kg짜리 한 포대를 2만5천원으로 계산하면 2천만원에 육박한다.

천사의 선행은 군민들에게 기부의 소중함을 전파하며 나비효과를 낳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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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사의 선행에 보답하기 위해 이장협의회 회원들은 재능기부를 통한 사랑의 쌀 감동 릴레이를 5년째 지속해오고 있다.

강신영 완주군 용진읍장은 “매년 지속되는 ‘얼굴 없는 천사’의 선행에 대해 주민들 모두 존경과 감사의 마음이 가득하다”며 고마움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소중한 쌀은 기부자의 따뜻하고 행복한 마음을 담아 어려운 이웃들에게 전달하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