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종위기’ 아기 백두산 호랑이가 엄마 없이 혼자 사람 사는 마을에 내려온 사연

황효정
2020년 06월 5일 오후 1:57 업데이트: 2022년 12월 14일 오후 3:23

멸종 위기에 처한 백두산 호랑이 새끼 한 마리가 러시아 한 주택가에 엄마 없이 홀로 나타나 사람들에게 도움을 청한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달 27일(현지 시간) 시베리아타임스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달 초 러시아 연해주에 있는 고르노보드노예 마을에서 아기 백두산 호랑이 한 마리가 발견됐다.

백두산 호랑이는 전 세계적으로 개체 수가 500~600마리로 추정되는 멸종 위기 동물이다. 아무르 호랑이, 조선범이라고도 부른다.

이날 발견된 호랑이는 생후 10개월 된 아기로, 사람을 경계하거나 위협하지도 않고 주택 근처에 앉아 있었다. 사람들이 키우는 반려동물이나 가축을 잡아먹지도 않았다.

PRNCO Tiger Cen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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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너무 어려 아무것도 먹지 못한 채 사람을 공격하지도 않고 며칠 동안이나 마을을 배회하는 모습에 주민들은 아기 호랑이가 사람들에게 도움을 청하고 있는 것 같다는 의견을 냈다.

주민들은 전문가들을 불렀고, 마을에 온 구조 전문가들은 녀석을 관찰하며 혹시 모를 엄마 호랑이가 돌아올지 지켜봤다. 그러나 2주가 지나도록 엄마 호랑이는 보이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보통 엄마 호랑이가 이 나이대의 아기를 포기하지 않기 때문에 녀석의 엄마가 밀렵꾼에게 죽었거나 자연사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이들은 결국 녀석이 엄마를 잃었다고 판단, 아기 호랑이를 구조하기로 하고 포획을 시도했다. 아기 호랑이는 구조 당시에도 사람들에게 저항하지 않으며 얌전히 몸을 맡겼다.

PRNCO Tiger Cen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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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 작업에 동참한 사냥감시기관 조사관은 “내 경험상 이 호랑이처럼 얌전하게 있는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라며 “이는 아마 나이, 성격, 그리고 혹시 모를 건강 문제 때문일 것”이라고 전했다.

재활훈련소로 보내진 아기 호랑이는 검사 결과 영양 결핍 상태였다. 재활훈련소 측은 “앞으로 몇 주 안에 호랑이의 건강을 회복하고 정상 체중으로 돌리는 데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녀석이 미래에는 무사히 자연으로 돌아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아기 호랑이는 현재 보호소 울타리를 벗어나려 하지 않고 대부분 잠을 자며 하루를 보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