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대통령 “증거 잡았다…중국서 밀반입한 펜타닐 확보”

한동훈
2023년 05월 6일 오전 11:21 업데이트: 2023년 05월 6일 오전 11:33

칭다오에서 출발, 부산항 거쳐 멕시코로 밀반입
멕시코 대통령 “한국은 관련 없어”…중국발 명시

멕시코가 중국에서 펜타닐이 밀반입되고 있다는 증거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펜타닐과의 관련성을 부인한 중국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르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은 5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증거가 있다”며 “펜타닐 물질이 있는 중국 화물이 우리 항구에 도착했다”고 밝혔다.

로페스 오르라도르 대통령에 따르면, 해당 펜타닐은 에폭시 수지 화물에 숨겨져 컨테이너선을 통해 멕시코 중부 미초아칸주 라사로카르데나스 항구에 도착했다.

이는 지난 4월 4일 멕시코 대통령이 중국 공산당의 시진핑 총서기에게 서한을 보내 중국에서 펜타닐이 밀반입되지 않도록 협조해달라고 요청한 지 40여 일 만이다.

그러나 중국 공산당은 “멕시코로부터 펜타닐 압수와 관련해 어떠한 통보도 받지 못했다”며 요청 사실 자체를 부인했다.

멕시코 대통령이 도움 요청 서한을 보냈다고 밝힌 지 이틀 만인 지난 4월 6일 , 중국 외교부 마오닝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중국과 멕시코 사이에 불법적인 펜타닐 밀거래 같은 것은 없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마오 대변인은 “약물 남용은 미국에서 만들어낸 문제”라며 펜타닐이 중국에서 전 세계로 퍼지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모두 미국이 조작한 허위사실이라는 입장을 보였다.

이날 멕시코 기자회견에서 세부사항 브리핑을 위해 참석한 호세 라파엘 오헤다 멕시코 해군제독은 ‘에폭시 수지’라고 표기된 패키지 화물 600개에서 펜타닐 성분을 검출했으며 각 덩어리 무게는 34∼35㎏으로 총 20톤 규모였다고 밝혔다.

오헤다 제독은 해당 컨테이너선박이 중국 칭다오에서 출발했으며 한국 부산에 정박했다가 멕시코에 입항했다고 밝혔다.

다만,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해당 화물은 한국에서 취급하지 않았다”며 펜타닐을 선적한 곳은 중국이라는 점을 명확히 했다.

이어 “중국 국가주석(시진핑)에게 서한을 보내 멕시코가 이번 사안을 더 잘 통제할 수 있도록 도와줄 것을 정중하게 요청하겠다”고 덧붙였다.

펜타닐은 벨기에의 제약회사 얀센이 개발한 마약성 진통제다. 말기 암 환자를 대상으로 개발된 만큼 모르핀의 50~100배, 헤로인의 50배 효능을 지녔으며 치사량이 2mg에 불과할 정도로 치명적이다.

싼값에 강한 환각을 느낄 수 있어 마약으로 오용되며 급속도로 퍼지고 있다. 펜타닐의 무서운 점은 구토, 설사, 복통, 불안, 경련, 전신 근육·관절 통증, 불면증 등 금단증상이 심각해 끊기가 매우 어렵다는 것이다. 약을 줄이거나 끊으면 온몸을 끓는 기름에 넣고 튀기는 듯한 통증을 겪는다고도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