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방 유튜버 ‘햄지’의 동영상이 중국에서 모두 삭제당했다

이서현
2021년 01월 20일 오후 4:41 업데이트: 2022년 12월 13일 오전 11:54

지난해 연말부터 시작된 한중 김치 전쟁이 점점 가열되는 양상이다.

최근에는 “김치는 한국 음식”이라고 발언한 한국인 유튜버 햄지를 향해 중국 누리꾼의 비방이 쏟아졌다.

19일 확인 결과, 중국의 인기 동영상 플랫폼 ‘비리비리(bilibili)’에 있던 햄지의 계정에는 먹방 동영상이 모두 삭제됐다.

중국판 트위터인 햄지의 웨이보 계정 역시 마찬가지였다.

햄지는 530만 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인기 유튜버다.

중국 웨이보와 비리비리에서도 각각 287만 명과 133만 명의 팔로워가 있다.

햄지 유튜브

햄지가 중국인들의 표적이 된 건 2개월 전 유튜브 채널에 공개한 ‘우렁쌈밥, 제육볶음’ 영상이 시작이었다.

햄지가 선보인 쌈밥 먹방에 중국인들이 “쌈 문화는 중국 것”이라며 주장하고 나선 것.

이를 본 한국인 시청자들은 중국인들의 주장에 화가 났는데 햄지가 쌈밥을 먹어줘서 고맙다고 댓글을 남겼다.

햄지가 이 댓글에 ‘좋아요’를 눌렀다는 사실이 웨이보에 퍼지면서 중국 누리꾼의 분노를 일으켰다.

햄지 유튜브
웨이보에서 입장을 밝히는 햄지 | 웨이보

지난 15일에는 햄지가 주꾸미 비빔밥과 함께 백김치를 먹는 영상을 공개하며 또다시 중국인의 악플에 시달렸다.

햄지는 “중국의 음식 문화를 존중한다”며 중국을 모독할 뜻이 없었다고 사과했다.

하지만 그 뒤 “김치나 쌈은 당연히 우리나라 음식이라고 생각한다. 이게 논쟁이 되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된다”고 밝혀 중국 누리꾼으로부터 집중포화를 받았다.

많은 중국인이 햄지의 동영상을 보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일부에서는 “김치는 중국 음식”이라고 말해야 용서할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햄지 유튜브 스크린샷

결국 중국에서 햄지의 동영상 계정과 온라인 매장을 운영하는 업체는 햄지와의 계약을 해지했다.

운영 중이던 온라인 매장도 폐쇄하고 햄지의 동영상을 삭제했다.

이 업체는 “우리와 계약한 외국 블로거가 중국을 모독하는 것을 용납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햄지는 “중국에서 활동하기 위해 김치를 중국 음식이라고 말해야 한다면, 중국 활동을 하지 않겠다”라고 말했다.

[좌] 장쥔 대사 트위터 [우]리즈치 유튜브 캡처
한편, 최근의 김치 전쟁은 지난해 11월 중국 환구시보가 파오차이(泡菜)가 국제표준화기구(ISO)의 표준인증을 받은 것을 한국 김치와 연결하며 ‘김치 종주국의 치욕’이라고 보도하며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이후 중국 TV 예능프로그램에는 김치가 등장했고, 중국 1400만 유튜버와 중국 UN대사까지 나서서 ‘김치 공정’에 열을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