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트위터 CEO 사임 “새 CEO 찾았다…6주 후 업무”

한동훈
2023년 05월 12일 오전 11:09 업데이트: 2023년 05월 12일 오전 11:09

여성 CEO 시사…테슬라 주가 2.1% 상승
WSJ “NBC 유니버설 광고 책임자 린다 야카리노”

테슬라와 트위터 최고경영자(CEO)를 겸직 중인 일론 머스크(51)가 트위터 CEO 자리에서 물러나고 새 CEO를 임명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머스크는 11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트위터의 새 CEO를 고용했다는 사실을 공개하게 돼 기쁘다”며 “그녀는 6주 후 (CEO 직무를) 시작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녀( She)’라는 대명사를 통해 신임 CEO가 여성임을 시사했지만, 이름 등 구체적인 정보를 더 밝히지는 않았다.

머스크는 자신은 이사회 의장 및 최고 기술책임자(CTO)로 자리를 옮겨 제품, 소프트웨어, 시스템 운영을 관리·감독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발표에 앞서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인 ‘블라인드’에서는 트위터 직원들 사이에서 머스크의 뒤를 이을 새 CEO에 대한 추측이 만발했지만 한 명으로 특정되진 않았다.

야후 전 CEO 마리사 메이어(47), 유튜브 전 CEO 수잔 보이치키(54), 머스크가 설립한 뇌 -컴퓨터 연결 인터페이스 개발 스타트업 뉴럴 링크의 최고 경영자 시본 질리스(37), 테슬라 이사회 의장 로빈 덴홀름(59), 스페이스X 사장 그윈 샷웰(59)도 블라인드에 거론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익명을 요구한 한 실리콘밸리 관계자는 NBC 유니버설 광고 영업 및 파트너십 대표 린다 야카리노(60)가 유력한 인물이라고 전했다.

야카리노는 지난달 마이애미에서 열린 광고 콘퍼런스에서 머스크와 인터뷰한 바 있다. 트위터와 NBC 유니버설은 올림픽 경기 관련 콘텐츠로 협업 관계에 있다.

월스트리트저널 역시 이날, 상황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야카리노가 트위터의 새 CEO직 수락을 놓고 논의 중이라고 전했다.

머스크는 작년 10월 440억 달러(약 58조5천억원)에 트위터를 인수한 후 강도 높은 조직 개편과 비용 절감을 단행했다.

‘표현의 자유 절대주의자’라고 자처한 머스크는 트위터 직원들도 대거 내보냈다. 조직의 효율성을 높이는 동시에 ‘앞으로는 그렇게 많이 검열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라는 설명을 덧붙였다. 실제로 그가 인수한 후 트위터는 다수 계정의 금지를 해제했다.

또한 머스크는 트위터 법인을 플랫폼 업체 ‘엑스(X) 홀딩스’로 변경하며 트위터를 소셜미디어를 뛰어넘어 금융 서비스를 포함한 ‘모든 것이 가능한 앱(everything app)’으로 만들겠다는 의지도 내보였다.

그럼에도 투자자들의 불안감은 계속됐다. 머스크가 테슬라는 물론 민간 우주탐사 기업 스페이스X CEO까지 맡으며 스스로도 “일이 너무 많다”고 하소연할 정도로 바빠졌기 때문이다.

트위터 구조조정에 반감을 가진 광고주들이 떠나면서 지난 3월 수익이 50% 감소한 점도 무시할 수 없는 불안 요인이다.

머스크는 작년 12월 트위터 팔로워들에게 자신이 CEO 자리에서 물러나야 하는지 물었고 57.5%가 ‘그렇다’고 답했다. 이에 머스크는 “(트위터) CEO직을 맡을 만큼 어리석은 사람을 찾는 즉시 자리에서 물러나겠다”고 답했다.

이날 테슬라 주가는 2.1% 상승한 채 장을 마감했고 시간 외 거래에도 계속 상승하며 시장의 환영을 나타냈다.

애널리스트들은 이번 발표가 트위터 경영에 몰두하느라 바쁜 머스크에 대한 일부 테슬라 투자자들의 우려를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