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신뢰도 투표서 민주당 의원에 압승 후 화답

한동훈
2022년 05월 31일 오후 2:01 업데이트: 2022년 05월 31일 오후 2:19

전기차업체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가 민주당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즈 의원과의 신뢰도 투표에서 압도적 승리를 거둔 후 유쾌한 반응을 보였다.

이 신뢰도 투표는 34만 명의 팔로워를 거느린 인플루언서 데이비드 와이즈먼이 실시했다. 정치 논객인 와이즈먼은 자신에 대해 ‘한때 공화당원으로 트럼프를 지지했지만, 현재는 민주당으로 전향했다’며 “자랑스러운 민주당원”으로 소개하고 있다.

와이즈먼은 “우파의 어리석은 여론조사가 얼마나 엉터리인지를 우리 자신의 투표로 증명하자”며 취지를 밝혔다. 그러고는 “누구를 더 신뢰하느냐”며 두 가지 선택지를 제시했다. 하나는 머스크, 다른 하나는 코르테즈 의원이었다.

코르테즈 의원은 진보성향의 민주당 내에서도 가장 급진적인 좌파 4인방의 리더다. 반면, 민간우주항공업체 스페이스X CEO를 겸직 중인 머스크는 최근 우파에 대한 지지를 나타내고 있는 기업가다.

총 37만 명의 트위터 이용자가 참여한 이번 신뢰도 투표에서는 와이즈먼의 예상과는 다른 결과가 나왔다. 좌파 정치인 코르테즈 의원을 믿는다는 응답은 18.8%에 그쳤지만 우파 기업가 머스크는 81.2%의 압도적 신뢰를 받았다.

일론 머스크와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즈(AOC) 의원에 대한 신뢰도 투표 | 트위터@David Weissman 캡처

와이즈먼은 투표 마감 후 “이 투표가 어떻게 뒤집혀졌는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삭제하지는 않겠다”며 착잡한 심정으로 투표 결과를 그대로 공개했다.

이후 해당 트윗을 알게 된 머스크는 “처음에는 패러디인 줄 알았다”는 댓글을 달며 반응을 보였다.

머스크의 발언은 실제 투표 결과가 아니라 앞서 머스크가 실시했던 신뢰도 투표를 비아냥거리기 위한 패러디 게시물인 줄로 착각했다는 이야기다.

앞서 머스크는 지난 26일 ‘정치인과 백만장자 중 누가 더 거짓말쟁이인가(신뢰할 수 없나)’라는 설문조사를 벌여 다음 날 그 결과를 공개했다.

이 설문조사에는 340만 명이 참가했으며, 정치인을 믿지 못하겠다는 응답이 75.7%, 백만장자는 24.3%로 나타났다. 많은 사람이 정치인보다는 백만장자가 더 믿을 만하다고 한 것이다.

일론 머스크가 실시한 설문조사, 정치인과 백만장자 중 누가 더 믿을 수 없는지 물었다. | 트위터@Elon Musk 캡처

와이즈먼은 이 설문조사를 뒤집으려 했지만, 오히려 머스크의 설문조사 결과에 대한 신뢰도를 높여준 셈이 됐다.

정치인 대 백만장자, 코르테즈 의원 대 머스크의 신뢰도 투표 혹은 인기투표 경쟁은 지난 4월 촉발됐다.

머스크가 트위터 인수를 추진하며 언론과 표현의 자유 보장계획을 밝히자 코르테즈 의원이 “자아에 문제가 있는 억만장자가 있다”며 이를 간접적으로 비판하고 나서며 둘 간의 대결 구도가 형성됐다.

트위터는 현재 미국에서 유명인사, 정치인, 논객들이 대중 혹은 자신의 지지자와 소통하는 가장 강력한 소셜미디어로 자리 잡고 있다.

머스크는 트위터 인수 계획을 밝힌 이후 민주당 일부 의원들이나 좌파 논객들의 공적 1호로 등극해 집중 공격을 받고 있다.

그는 오랜 기간 민주당을 지지해왔으나, 현재의 민주당은 너무 과격해져 지지할 수 없게 됐다며 공화당에 투표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지난달 29일 머스크는 트위터를 통해 코르테즈 의원의 비판에 댓글을 달았다. “그만 좀 집적거려라, 난 수줍음을 많이 타는 사람이다”라고 썼다.

한편, 코르테즈 의원은 테슬라 오너 드라이버이기도 하다. 그녀는 2017년 자율주행 기능을 높게 평가하며 테슬라를 지지했다.

그러나 이후 노조를 지지하는 다른 전기차업체를 지지하고 싶다며 보유 중인 테슬라 차량을 바꾸고 싶다고 말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