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세면대 들고 트위터 본사 방문 “잘 부탁해”

한동훈
2022년 10월 27일 오후 1:51 업데이트: 2022년 10월 27일 오후 3:39

인터넷 유행어 이용한 ‘퍼포먼스’

트위터 인수 기한을 이틀 앞둔 일론 머스크가 세면대를 들고 미국 샌프란시스코 트위터 본사를 찾아 눈길을 끌었다.

머스크는 26일 자신의 트위터에 9초짜리 짧은 동영상을 올렸다. 이 영상에는 머스크가 화장실 세면대를 들고 트위터 본사 건물로 들어가는 모습이 담겼다. 영상과 함께 “트위터 본사로 들어가는 중이다. 받아들여 줘(Let that sink in·렛 댓 싱크 인)!”라는 짧은 글도 남겼다.

세면대를 들고 들어가는 장면을 연출한 것은 ‘세면대(sink·싱크)’의 영어 발음이 ‘생각하다(think·씽크)와 유사한 점을 이용한 언어유희에 맞춘 행동이다.

‘렛 댓 싱크 인’은 영미권 인터넷에서 상대방의 마음속으로 들어가는 것을 허용해달라거나 이해를 구할 때 쓰이는 일종의 속어 표현이다.

머스크가 벌인 ‘퍼포먼스’는 이제 트위터에 들어가게 됐으니 잘 봐달라는 정도의 의미로 풀이된다.

그는 이날 자신의 트위터 계정 프로필을 ‘치프 트윗(Chief Twit)’으로 변경하고 소재지를 ‘트위터 본사’로 설정하는 등 트위터 최고경영자에 취임할 것임을 시사했다. “오늘은 트위터의 쿨한 사람들과 만나고 있다”는 글도 올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대형 은행들이 트위터 인수 자금 130억 달러를 송금하기 시작했으며 이번 주 내에 인수가 완료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앞서 기업 간 분쟁 사건을 다루는 미 델라웨어주 형평법 법원은 머스크에 이달 28일까지 트위터 인수를 마무리하라고 명령했다.

트위터의 인사 책임자인 레슬리 벌랜드는 최근 직원들에게 머스크가 샌프란시스코 본사를 방문할 것이라고 이메일로 통보했다.

일부 직원들은 머스크의 회사 인수에 항의하는 공개서한을 유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서한에서는 트위터 직원을 대량 해고하려는 머스크의 계획이 회사의 역량을 손상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머스크는 트위터 인수 후 대대적인 사업 개편과 구조 조정을 예고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머스크가 트위터를 인수하면 직원 75%인 5500여 명을 감원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한편 이날 오후 트위터 주가는 약 1% 상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