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도널드, KFC·피자헛 뒤따라 중국 탈출 중

FAN YU
2016년 10월 4일 오후 1:50 업데이트: 2019년 10월 24일 오후 1:29

맥도널드의 중국과 홍콩 지점의 경영권 매도가 마지막 단계에 와있다. 침체되는 시장과 점점 어려워지는 경영환경의 영향으로, 경영권을 매도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음으로써 맥도널드는 경영에 대한 부담을 없애려 하고 있다.

로이터에 따르면, 세계 최대의 패스트푸드 체인 맥도널드는 선별된 세 그룹의 최종 제안을 놓고 숙고 중이다. 세 그룹은 미국 사모펀드 칼라일그룹과 시틱그룹(중신그룹) 컨소시움, TPG 캐피털과 우메이 컨소시움, 중국 국유여행사(BTG)와 중국 유통재벌 산바오 그룹 컨소시움의 제안이다.

이 거래가 성사되면 맥도널드는 라이벌 패스트푸드 회사, 얌브랜드의 뒤를 이어 중국에서 비즈니스를 포기하는 결정을 하게 된다. 얌브랜드는 중국 최대 푸드체인 KFC를 소유하고 있으며, 맥도널드가 현재 2위고, 얌이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둘 다 1980년대에 중국에 들어와 KFC는 1987년, 베이징 천안문 광장에 1호점을 열었고, 맥도널드는 몇 년 후, 중국 남쪽 선전에서 1호점을 열었다.

세계 최대의 패스트푸드 시장을 버리겠다는 이들의 결정은, 한때 미국 회사가 공산주의 사회에서 성공할 수 있다는 최초의 사례가 되었던 이 두 대기업으로서는 극적인 방향전환을 보여주는 셈이다.

그러나 두 회사가 중국을 빠져나오는 방법은 서로 다르다.

얌은 기업분리를 통해 얌차이나를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회사로 만들었다. 얌차이나는 최근 11월 상장을 앞두고 지주투자자로 유명한 중국 투자회사 프리마베라 캐피털과 앤트 파이낸셜 서비스 그룹을 확보했다. 프리마베라는 골드만 삭스 그룹의 그레이터 차이나 비즈니스 전 책임자에 의해 설립됐다. 그리고 앤트는 알리바바 그룹의 자회사다.

반면, 맥도널드는 다른 길을 택했다. 비즈니스를 모두 매각하는 대신, 응찰자들에게 20년 프랜차이즈 경영 계약을 판매함으로써 회사 소유의 매장을 프랜차이즈로 전환하고 있다. 그렇게 하면, 맥도널드가 미국에 있는 프랜차이즈들과의 관계와 유사하게 현존하는 레스토랑과 신규 레스토랑에 대해 브랜딩과 제품 생산 권한을 유지할 수 있게 된다.

맥도널드의 20년 운영 라이센스는 30억 달러(약 3조 3000억 원)에 달할 것이라고 분석가들은 예측하고 있다.

시장점유율 하락

맥도널드와 얌은 초창기의 영광을 잃어버리고, 중국에서의 시장점유율 하락에 직면하고 있다.

2010년 이래로, 중국 패스트푸드 시장에서 얌차이나의 시장 점유율은 2015년 39%에서 23.9%로 떨어졌다. 시장 조사회사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같은 기간 맥도널드의 시장점유율은 15.1%에서 13.8%로 떨어졌다.

얌은 중국에 KFC와 피자헛으로 구성된 8000여개의 매장을 보유하고 있다. 이들에게서 글로벌 수익의 반이 창출되고 있다. 맥도널드는 중국에 2000개의 매장이 있다. 이들 두 회사는 지난해 신규매장들을 열긴 했지만, 시장점유율은 떨어졌다.

비우호적인 시장 환경

맥도널드와 얌은 세계에서 가장 성공적인 패스트푸드 체인들이다. 중국에서도 30년의 경험이 있다. 그런데 최근의 하락세는 왜일까?

주요 원인은 소비자의 입맛 변화이다. 맥도널드와 얌이 중국에 들어온 초창기에는 패스트푸드가 가격도 저렴하고 중국에서 서구식 식단이 인기가 있었다. 미국과 달리 맥도널드 햄버거와 KFC프라이드 치킨은 고급 식사에 속했다. 중국소비자들은 특별한 경우에 이 식당들을 찾았으며 가격도 점점 높아졌다.

최근 중국 중산층의 소득이 올라, 소비자들의 입맛은 까다롭게 바뀌고, 레스토랑 선호도 점점 고급으로 바뀌고 있다. 미국 패스트푸드 브랜드들은 점점 중국에서 캐주얼 다이닝 레스토랑으로 옮겨가고 있다. 그리고 저가 시장에서는 패스트푸드 업계가 중국음식과 일식, 저가에 프라이드 치킨을 파는 국내 경쟁자들에게 점령당하고 있다.

맥도널드가 직면한 또 하나의 장애물은 최근 외국경쟁자들을 궁지로 몰아 국내사업자들을 보호하는 중국의 경제·경쟁정책이다.

2014년, 관영 CCTV의 잠입보도 리포터가, 식육 공급자인 상하이 푸시식품(上海福喜)이 유통기한이 지난 고기를 맥도널드, KFC, 파파존스, 버거킹 등 몇몇 미국 레스토랑 브랜드에 판매한 혐의가 있다고 보도했다.

또, 외국회사가 소유한 레스토랑들은 신규매장 오픈을 위해 적절한 부동산을 찾는데도 어려움이 있다. 지방의 힘 있는 브로커와 개별 협상이 이루어지는 경우가 흔하다. 그래서 미국의 해외 부패 방지법 규정 제약을 받는 미국 상장회사는 중국 국내 경쟁자와 경쟁할 수 없는 경우가 흔하다.

맥도널드와 다른 외국회사들로서는 경영 분야를 아웃소싱 함으로써 중국에서만 발생하는 이런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월마트가 중국 전자상거래 업체 이하오디앤을 제이디 닷컴(京東商城)에 판매한 주요 동기 또한 이 같은 요인들이었다. 마찬가지로 휴랫패커드는 중국 네트워킹 비즈니스 지분 대부분을 지방정부 소유의 H3C 테크놀로지에 팔았다.

이런 배경을 고려하면, 맥도널드가 중국 매장들의 소유권을 중국내 파트너들에게 넘기는 것이 현명할지 모른다. 이렇게 함으로써 로얄티로 안정적인 수입을 얻고, 성장 가능성이 높아지며, 더 나은 대접을 받으면서 회사는 높은 브랜드 존재감을 누릴 수 있다고 판단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