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크로 오작동? ‘김포 일가족’ 기사에 달린 뜬금없는 ‘대구시장’ 비난 댓글

한동훈
2020년 03월 30일 오후 6:35 업데이트: 2022년 05월 28일 오후 6:56

김포 일가족 사례가 화제가 된 가운데, 해당 소식을 전하는 뉴스에 이해하기 힘든 댓글이 달려 시선을 끈다.

30일 김포 일가족이 중공 바이러스 감염증(우한폐렴) 완치 후 다시 확진 받았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이날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재감염’보다는 ‘재활성화’ 가능성이 높다고 발표했다.

그런데 방대본 발표를 전하는 한 방송사의 뉴스 네이버 댓글(링크)에는 뜬금없이 대구와 대구시장을 비난하는 내용이 쏟아졌다.

“권영진은 뭐하냐? 누워서 쇼하지 말고 이런거나 관리 잘해라”(네이버 아이디 sas0****)

“신천지 하나 잘 키워서 대구는 폭망이네~ㅋㅋㅋ”(cbh8****)

“대구시장 이미 2차 지역내 확산 터질지 알고 미리 드러누운거네”(gugu****)

“대구 지겹다 신천지 코로나 1위 나쁜쪽은 1위” (jeth****)

“대구는 파도파도 끝이없네”(ohwe****)

네이버 화면 캡처

“같은 건물을 쓰는 병원인데 왜 전수조사를 하지 않는 거죠? 대구 진짜 답없네”(smj0****)

대구방역에 전념하다 쓰러진 권영진 대구시장을 비난하는 내용에서부터,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를 언급하는 댓글도 있었다.

“대구만 왜 저러지 다른곳도 사정은 비슷할텐데 인간들이 조심안하는가보네”(네이버 gaem****)라며 대구시민들을 싸잡아서 비난하는 댓글도 있었다.

이 기사는 김포 일가족 사례를 전한 것으로 대구와는 전혀 관계가 없는 기사였다.

기사와는 어울리지 않는 댓글을 발견한 네티즌은 “완전히 다른 내용인데 대구 비망글만 잔뜩있는 건 뭐냐?며 의문을 나타냈다.

“김포얘긴데 대구 타령”이라며 좌표를 잘못 찍었나 하며 꼬집는 이들도 있었다.

좌표란, 게시물이나 뉴스의 인터넷 주소를 뜻한다.

공산당 댓글알바, 일명 우마오당들은 지도부가 제시하는 ‘좌표’를 보고 해당 뉴스나 게시물에 사전에 준비된 댓글을 집중적으로 달거나 특정 댓글에 추천, 반대를 클릭해 여론을 공작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와 완전히 무관한 김포 재확진자 기사에 대구를 비난하는 댓글들은 네티즌들이 쉽게 쓰는 말들로 띄어쓰기나 맞춤법을 살짝씩 틀려가면서 작성됐다.

일반인들이 보면 하도 자연스러워 ’이게 한국 민심인가’하는 착각이 들 정도다.

네이버 댓글이력 | 네이버 화면 캡처

그러나 최소한의 글을 읽을 줄 아는 한국인이라면 김포 확진자 기사에 대구 비판 댓글을 단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

최근 네이버는 ‘댓글이력’을 공개하고 있다. 댓글을 쓴 아이디를 클릭하면 지금까지 작성한 댓글과 자진 삭제 비율이 나타난다.

“영진아 어쩐다냐? 그만 자고 일어나렴~”이라며 원색적인 대구시장 비난댓글을 쓴 네이버 아이디 yjin****는 댓글 자진 삭제율이 85%나 됐다.

이러한 댓글 작성자들이 모두 특정 집단이나 외부세력을 위해 활동하는 것은 아닐 수도 있다. 개인의 판단에 따른 활동일 수 있다.

그러나 한국의 여론이 한국인 민심에 좌우되는 것이 아닐 수 있다는 심각한 우려를 낳는 것도 사실이다.

이런 ‘오작동’ 댓글은 중국 공산당이라는 외부집단이 조종하는 여론공작 댓글부대의 존재 가능성을 시사하는 또 하나의 증거자료가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