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장에 남은 식자재 알려주세요” 대구 시민이 어려운 시기를 헤쳐나가는 방법

이서현
2020년 02월 25일 오전 11:05 업데이트: 2022년 12월 20일 오후 5:09

대구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대거 나오면서 대구 시민들의 삶도 직격탄을 맞았다.

외출이 힘들다거나 경제가 어려운 건 둘째치고 도시 전체를 덮친 공포감에 하루하루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을 터.

이런 상황에서도 대구 사람들은 서로를 도우며 힘든 시간을 이겨내고 있다.

대구 수성구의 한 상가 건물 소유주는 ‘이번 달 월세는 받지 않겠다’고 세입자들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한 쌀국수 음식점은 쌀국수값을 돈 대신 마스크로 받아 시민들 이름으로 기부하겠다고 약속했다.

페이스북 페이지 ‘대구맛집일보’은 발길이 뚝 끊긴 식당에 남아도는 식자재 소진을 위해 발 벗고 나섰다.

페이스북 ‘대구맛집일보’

해당 페이스북에는 지난 21일 “마트의 음식들은 동이 나는데 식당들의 냉장고엔 식자재가 가득합니다. 도저히 소비가 힘든 매장들께서는 메시지 주시면 음식이 필요한 분들께 노출될 수 있게 도와드리겠습니다”라는 글이 게시됐다.

이후 다양한 식당에서 남은 식자재를 바로 조리해 먹을 수 있는 형태로 내놓기 시작했다. 할인된 가격에 직접 배송까지 하는 매장도 있었다.

페이스북 ‘대구맛집일보’
페이스북 ‘대구맛집일보’

쌀국수 50인분, 국내산 채끝살 스테이크와 소고기버섯말이 밀푀유나베, 김치찜 100인분, 케이크와 아메리카노, 초밥 도시락, 갈비, 귤, 돈가스 300인분 등.

페이스북에 홍보가 된 음식 재료는 빠르게 소진됐고 페이스북 이용자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서로에게 응원을 보냈다.

생수를 무료로 나눔하겠다거나 배달할 때 증정용으로 쓰라며 마스크를 기부하겠다는 이들이 나타나기 시작한 것.

페이스북 ‘대구맛집일보’

또, 댓글로 미처 홍보하지 못한 다른 가게를 알려주는 이들도 있었다.

한 페이스북 이용자는 서문시장 밖 노점에서 과일을 파는 할아버지의 사연을 대신 제보하며 홍보에 나서기도 했다.

그는 “서문시장 밖 노점에서 과일이며 야채 파시는 어르신들 울며 다들 계십니다ㅠㅠ”라며 “마트보다 야외가 안전하니 노점 어르신들 야채 나물 과일 구매 부탁드립니다”라고 전했다.

이 소식에 누리꾼들은 “눈물난다ㅠㅠ” “힘내라 대구” “진짜 너무 착하고 따뜻하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