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물 1만 리터 가져다 맨땅에 뿌린 남자, 믿기 힘든 일이 벌어졌다

황효정
2020년 08월 5일 오후 11:36 업데이트: 2022년 12월 14일 오전 9:37

단 한 명의 사람이 아프리카 세렝게티에 사는 동물 중 40%를 살렸다.

최근 케냐 방송국 ‘K24 TV’는 완두콩 농사꾼 패트릭(Patrick Kilonzo Mwalua) 씨의 이야기를 소개했다.

보도에 따르면, 케냐 세렝게티의 동물들은 모두 목숨을 잃을 위험에 있었다.

얼마 전, 끔찍한 가뭄이 이곳을 덮쳤다.

60년 만에 찾아온 최악의 가뭄에 수년째 비 한 방울 내리지 않았다.

K24 TV

물이 있는 사람들은 비싼 값에 물을 팔아 이윤을 챙겼다.

사람들과 달리, 동물들은 당장 마실 물조차 없어 곧 죽을 처지였다.

하지만 동물들은 말라 죽지 않았다.

물이라고는 전부 증발해버려 수풀과 나무마저 말라 죽어가는 환경에서,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던 걸까.

매일 물 1만 리터를 실은 트럭을 몰고 70km를 달려오는 사람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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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완두콩 농사꾼인 패트릭 씨는 매일 같이 믿기 어려운 이같은 일을 해내며 수많은 생명을 구해냈다.

실제 취재진이 촬영한 영상에서는 트럭 엔진 소리가 들리자 코끼리, 사자, 기린 등 너나 할 것 없이 모든 동물이 패트릭 씨의 주위로 몰려드는 장면이 포착됐다.

패트릭 씨는 매체에 “지난 밤에는 나를 기다리고 있는 물소 500마리를 봤다”며 “트럭에서 물이 흘러나오자 물소들은 제가 서 있는 곳에서 마음 놓고 물을 마시더니 뛰어놀기 시작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이렇듯 다른 생명을 돕는 패트릭 씨지만, 사실 패트릭 씨의 사정 또한 어려웠다.

콩팥에 문제가 생겨 수술을 받아야 하는데 돈이 없어 받지 못하고 있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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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1만 리터씩 물을 줄 때마다 250달러(한화 약 30만원)의 비용이 들었다.

하지만 패트릭 씨는 수술을 받는 대신 물을 주는 일을 계속하기로 결정했다.

“동물들도 우리처럼 물을 마실 권리가 있습니다.

그리고 가뭄은 대부분 사람들 때문에 나타난 것입니다. 비가 적게 내리는 것은 지구 온난화와 관련이 있고, 우리들은 지구 온난화에 책임이 있습니다.

우리가 한 일들 때문에 매일 고통을 받아야 하는 동물들을 돕지 않을 이유가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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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의 건강까지 포기한 패트릭 씨가 주는 물로 목숨을 구한 동물들은 수만 마리에 달한다고 알려졌다. 전체 동물의 40%에 해당하는 숫자다.

동물들은 이제 패트릭 씨가 모는 트럭만 보아도 자연스럽게 모이기 시작한다고.

세상의 관심 없이도 묵묵히 자기 할 일을 하는 조용한 영웅, 패트릭 씨.

세상에 진정한 평화를 만드는 패트릭 씨의 사연이 전해지면서, 이후 전 세계에서 패트릭 씨를 위한 기부금이 모였다.

패트릭 씨는 요즈음 트럭 여러 대로 물 수만 리터를 배달하고 있다. 또 후원금으로 댐을 짓고, 나무를 심고 있다. 더 큰 꿈을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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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들을 볼 때, 아주 기분이 좋아요. 이젠 목말라하지 않는 것 같아요. 동물들과 있을 때 행복으로 가득해져요.

사람들은 알 거예요.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이 가뭄이 우리 스스로가 초래한 일이라는 것을요.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해결할 수도 있죠.

그게 제 꿈이니까요. 모든 동물이 안전하게 지내는 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