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고맛’ 전자담배 피운 18세 청년, 1년 만에 70대 노인 폐 진단

박은주 기자
2019년 09월 22일 오전 12:40 업데이트: 2022년 12월 20일 오후 6:16

가향 전자담배를 피운 지 1년 만에 폐가 70대 노인처럼 변해버린 10대 소년의 사례가 전해졌다.

뉴욕 포스트 등 현지 언론의 지난 14일 보도에 따르면 망고맛 전자담배를 애용한 18세 남성 아담 헤르겐리더는 폐가 망가졌다는 진단을 받았다.

미국 일리노이주 출신인 아담은 약 1년 전부터 USB 모양의 전자담배를 피우기 시작했다. 일반 담배보다 전자담배가 건강에 덜 해로우리라는 판단에서다.

그냥 담배맛이 아니라 다양한 맛과 향을 즐길 수 있다는 점도 아담이 가향 전자담배를 선택한 이유였다.

전자담배 흡연에 따른 폐 질환으로 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고 아담 헤르겐리더 | Facebook

그는 미성년자임에도 주유소 소매점에서 손쉽게 가향 전자담배를 구할 수 있었고, 하루에 한 포드(액상 카트리지)씩 흡연을 했다.

그러던 중 최근 들어 호흡이 가빠지고 메스꺼움, 구토 증세가 심해져 병원을 찾았다가 의료진으로부터 자신의 폐가 70대 노인의 폐와 비슷할 정도로 망가졌다는 충격적인 진단을 받았다.

고등학교 레슬링팀 대표선수로 활약할 만큼 건강했던 터라 충격이 더욱 컸던 아담은 현지 매체와 인터뷰에서 “폐가 10kg 정도의 무게로 눌린 느낌이다. 18세인데 70세 사람 폐처럼 느껴진다”라고 말했다.

미국에서 전자담배를 사용하다가 호흡곤란을 겪는 사례는 아담 뿐만이 아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현재 미국 내 전자담배 흡연자 중 530명이 호흡곤란과 가슴통증·구토·설사를 유발하는 폐 질환 증세를 나타냈다. 또한 7개 주에서 8명의 사망자가 발생해 사회적 파문이 커지고 있다.

전자담배 흡연으로 인한 폐질환과 관련해 기자회견하는 애덤 헤르겐리더(가운데)와 엄마(오른쪽) | AP=연합뉴스

전문가들은 전자담배 이용자에게 발생하는 의문의 폐 질환 원인으로 대마초 복합물질인 THC와 비타민E 아세테이트산 관련 물질을 지목하고 분석 중이다.

CDC 역시 전자담배에 사용되는 수많은 화학물질이 폐 질환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가향 전자담배로 인한 피해가 늘어나자 “우리는 사람들이 아파하도록, 청년들이 병들도록 내버려 둘 수 없다”며 시장에서의 퇴출을 선언했으며, 미국 최대 소매유통업체인 월마트에서도 재고물량 소진 후에는 전자담배 판매를 중단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