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노선 ‘달러당 7위안’ 무너진 위안화 환율…무역전쟁 전선 확대

니콜 하오
2019년 08월 6일 오후 8:54 업데이트: 2021년 05월 16일 오후 12:55

중국 위안화 환율이 5일(현지시간)을 기점으로 11년 만에 처음으로 미국 달러당 7위안을 돌파했다.

‘1달러=7위안’ 선이 주요한 기준점이 된 이유는 중국 정부가 외국인 투자자들이 중국에서 빠져나가지 않도록 하는 심리적 마지노선이기 때문이다. 환율이 오르면 중국은 미국의 관세부과로 인한 영향을 상쇄할 수 있게 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000억 달러의 중국산 수입품에 1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힌 지 사흘만인 5일, 위안화는 하루 만에 2% 가까이 떨어져 달러당 7.053위안에 육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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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 “중국은 거의 사상 최저치로 자신들의 통화 가격을 떨어뜨렸다. 그것이 바로 ‘통화 조작’이라는 거다. 연준은 듣고 있나? 이것은 중대한 위반이고 시간이 지나면 중국을 크게 약화시킬 것이다”이라고 썼다.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은 성명에서 “미국 정부는 8월 5일 중국이 자국 통화를 조작하고 있다고 판단해 IMF와 함께 중국의 불공정 경쟁을 제거할 것”이라고 밝혔다.

위안화가 이렇게 하락한 것은 2008년 8월 14일이 마지막으로 당시 7.0을 기록했다. 이후로 환율은 달러당 6.2~6.9위안을 맴돌며 오르내렸다.

중국 관영 언론사인 신화통신은 5일 이강 중국 중앙은행 총재의 말을 인용해 “환율은 시장의 힘으로 자연스럽게 평가절하됐다”고 보도했다.

이 총재는 환율조작 의혹에 대해 “(중국은) 통화의 경쟁적인 평가절하에 관여하지 않고, 경쟁 목적으로 환율을 이용하지 않으며, 환율을 무역 분쟁 등 외부적 혼란에 대처하는 도구로 이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대 경영학과 프랭크 셰톈 교수는 이날 본지와 인터뷰에서 “중국 정부가 환율을 결정했을 가능성이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시장의 압력도 마찬가지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관측했다.

셰텐 교수는 통화 평가절하가 중국 경제에 두 가지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며, 하나는 미국으로 수출되는 상품에 대한 관세부담의 상쇄이자 세계 시장에서의 가격 경쟁력이라고 분석했다.

다른 하나는 외국 투자자들의 중국 자본시장 철수다. 위안화 가치가 떨어지기 때문에 자산가치를 보존하기 위해 자금을 유출한다는 것이다.

셰톈 교수는 중국 경제가 전반적으로 심각한 경기 침체에 빠져있어, 자신들의 문제에 대한 “보다 나은 해결책이 없기” 때문에 중국이 자국 통화를 평가절하하는 쪽을 택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들(중국당국)은 여러 해에 걸쳐 (경제성장률 유지를 위해) 너무 많은 돈을 찍어낸 결과, 위안화 가치가 추락하는 엄청난 인플레이션을 일으켰다”고 말했다.

또한 “중국 정부가 더 싼 위안화를 이용해 대미 무역흑자를 내고 싶어 할 것”이라고 전망했지만 “결과적으로 트럼프 행정부는 조만간 3000억 달러 상당의 중국 상품에 대한 관세를 10%에서 25%로 높여 중국을 응징할 수도 있다”고 셰톈 교수는 내다봤다.

아울러 셰톈 교수는 심각한 인플레이션과 자본 유출이 결합하면 위안화가 더욱 약세를 보일 것이고 자본유출은 더욱 심화되는 악순환이 일어날 것으로 추측했다.

그는 “중국에서 동남아로의 (제조) 공급 체인의 이전은 더 큰 규모로 가속화될 것”이라며 “중국 경제는 더 약화되고 실업률은 더 치솟을 것이다. 이는 중국 공산 정권의 정치적 안정을 위협할 수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외국 제조업체들은 미국 시장으로 팔리는 상품에 대한 관세를 피하고자 최근 몇 달 동안 생산기지를 중국 외부로 옮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