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써달라고 정중히 부탁하는 버스기사에게 막말한 여성, 이때 제가 나섰죠”

김연진
2020년 06월 5일 오전 11:52 업데이트: 2022년 12월 14일 오후 3:23

코로나19 감염 및 확산을 막기 위해 대중교통 이용 시 마스크 착용이 의무화됐다.

하지만 답답하다는 이유로 이를 거부하는 시민들이 있어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또 마스크 착용을 부탁했다가 다툼을 벌이거나 폭행 사건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었다.

지난달 29일에는 충북 청주시에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아 버스 탑승을 거부당한 60대가 운전기사를 폭행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런 가운데, 마스크를 착용해달라고 정중히 부탁하는 버스기사의 말을 무시하고 막말을 서슴지 않았다가 ‘참교육’을 당한 한 여성의 사연이 알려졌다.

누리꾼 A씨는 지난 2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버스 안에서 마스크 착용 안 하는 여자와 싸움”이라는 제목으로 자신이 경험한 일을 공개했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연합뉴스

A씨는 “서울에 사는 평범한 25살 여자입니다. 너무나 황당한 일을 겪었습니다”라며 입을 열었다.

그는 최근 지인과 함께 서울 영등포에서 경기도 안양으로 향하는 버스에 탑승했다. 버스에 탈 때 기사님은 “마스크를 착용해달라”고 승객들에게 당부했다.

물론 A씨와 지인은 마스크를 꼭 착용하고 있었다. 그런데 문제는 잠시 후 탑승한 한 여성 승객이었다. 이 여성은 마스크를 턱에 걸친 채 버스에 올라탔고, 기사님이 친절하게 “마스크를 제대로 착용해달라”고 부탁했으나 이를 무시했다.

A씨는 “그 여자가 ‘나한테 하는 거야?’, ‘왜 저래’ 등 혼잣말인지 전화 통화인지 모를 말을 중얼거리며 기사님의 부탁을 무시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사님이 보조 문까지 열고 나오셔서 다시 한번 부탁했지만, ‘지금 저한테 하시는 거예요?’라고 반문하며 끝까지 마스크를 쓰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연합뉴스

이후 그 여성 승객은 기사님의 말을 무시하며 민원을 넣겠다고 성질을 부렸고, 기사님은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고.

이때 A씨와 지인이 나섰다. A씨는 “그 순간, 기사님을 보호해드려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결국 A씨 일행과 여성 승객은 언성을 높이며 다툼을 벌였고, 끝내 경찰에 신고까지 하면서 사태가 커졌다.

버스기사님은 소동이 벌어지자 버스를 잠시 세우고 A씨에게 다가와 “고맙고, 너무 죄송하다. 혹시 도움이 필요하면 연락을 달라”며 연락처를 건넸다.

그런데 갑자기 여성 승객의 태도가 돌변했다. 신고를 받고 현장에 경찰이 출동하자 여성 승객은 잠시 이야기를 나누더니 “기분이 나쁘다”며 집으로 가버렸다. 그렇게 여성 승객의 줄행랑으로 허무하게 사태가 수습됐다.

A씨와 버스기사님의 메시지 / 온라인 커뮤니티

경찰관은 “그 여성 승객이 술을 많이 마신 것 같았다”고 설명했다.

이후 A씨는 버스기사님에게 연락해 “잘 해결됐으니 걱정 마세요. 고생 많으셨습니다. 감사합니다”라고 전했다.

그러자 버스기사님은 “뭐라고 감사의 말씀을 드려야 할지…”라며 “너무 감사하다. 아직은 좋은 분들이 계시는구나, 이런 생각이 듭니다. 제가 더욱 친절한 기사가 되도록 노력할게요.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라고 답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