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벗으면 안 돼요” 주의 줬다가 ‘담임 교체’ 요구받은 초1 선생님

황효정
2020년 06월 4일 오전 11:07 업데이트: 2022년 12월 14일 오후 3:24

“마스크 벗지 마세요”라고 큰 목소리로 안내한 초등학교 1학년 교사가 학부모로부터 ‘담임 교체’ 요구를 받았다.

지난달 30일 교육계에 따르면 이달 27일 전북의 한 초등학교에서 A교사가 학부모로부터 담임 교체 요구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날은 초등학교 1학년 개학 첫날이었다.

학생들보다도 교사들이 더욱 긴장한 개학 첫날, A교사는 “마스크를 벗으면 안 돼요”라고 큰소리로 학생들을 지도했다. 급식실에서는 마스크를 벗고 식사하는 학생들을 향해 “떠들지 마세요”라고 지시했다.

A교사는 큰소리를 내기는 했지만 내내 존댓말을 사용했다. 선생님도 학생에게 존댓말을 쓰도록 하는 학교 방침에 따라서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연합뉴스

이 과정에서 한 아이가 울면서 “집에 가고 싶다”고 말했다고 전해졌다. 해당 학생은 선생님에게 직접 지적을 듣지 않은 아이였다.

이날 오후, 학교에 전화가 걸려왔다. 전화를 건 학부모는 A교사의 담임 교체를 요구했다.

결국 A교사는 이 학부모와 화해했고, 학부모는 담임 교체 요구를 없었던 일로 하기로 했다.

주변 교사들에 따르면 A교사는 그간 학생들에게 인기가 높아 학부모 민원을 거의 받지 않은 교사였다고 알려졌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연합뉴스

해당 학교 관계자는 “초등학교 1학년 아이들이 학교라는 곳에 처음 와서 무척 긴장한 데다 마스크까지 쓰고 친구랑 놀지도 못하니 우울한 상태”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교사들도 아이들을 관리하려고 화장실에도 가지 않고 근무하는 형편”이라고 귀띔했다.

정재석 전북교사노조 위원장은 “교사들은 학생 발열 체크를 하루에 4번 하고 학생 책상까지 직접 닦는 등 학생안전을 위해 아주 예민하고 힘든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며 “이런 상황일수록 학부모와 학교가 서로를 격려하고 이해하려 노력하는 것이 좋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교육청은 방역 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교권침해에서 교사를 보호하기 위해 적극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