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리조나 법원, 2020년 선거 재조사 한시적 허용

이은주
2021년 04월 28일 오전 10:55 업데이트: 2021년 04월 28일 오후 8:16

애리조나주 마리코파 카운티 고등법원이 2차 청문회가 열리는 28일(현지시간)까지 2020년 대선 감사를 허용하기로 했다. 

카운티 고등법원 대니얼 마틴 판사는 27일 민주당이 100만 달러 채권 발행 요구를 거부한 데 따라 재검표와 포렌식 감사를 일시 중단하라는 명령을 연장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다만 마틴 판사는 “나는 이것이 매우 생산적이고 유용한 청문회였다고 생각한다”라며 “나는 아직도 원고 측의 구제 요청에 대해 몇 가지 생각하고 있다. 지금부터 내일 아침 사이에 그렇게 하겠다”라고 말했다. 

2차 청문회를 열어 양측의 주장을 들은 뒤 일시 중단 명령을 내릴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앞서 지난 22일 민주당은 “주의회 상원이 고용한 계약자들이 선거 장비와 투표용지에 대한 보안을 제대로 확보하지 못했다”며 상원과 포렌식 감사팀을 상대로 카운티 고등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감사 시행을 불과 몇 시간 남겨둔 시점에 제기된 소송이었다. 

이에 지난 23일 담당판사였던 크리스토퍼 코리 판사는 추가 청문회를 개최할 때까지 수작업 재검표와 포렌식 감사를 일시 중단하라고 명령하고, 그 조건으로 감사 지체로 인해 추가되는 비용 보전을 위해 민주당에 100만 달러 채권 발행을 요구했다. 

그러나 민주당이 이를 거부하면서 23일부터 선거 감사가 중단 없이 이뤄지게 됐다.   

당초 2차 청문회 개최 예정일은 26일이었으나 사건을 담당했던 판사가 바뀌면서 28일로 미뤄졌다.

이에 앞서 상원 공화당은 지난 1월 선거 재조사를 추진하며 증거물 소환장을 발부했다. 그러나 카운티 감독위원회 측이 반발하며 소송을 제기, 법적 다툼 끝에 법원은 지난 2월 소환명령을 집행하라고 판결했다. 

피고 측은 감사 절차가 이미 진행 중이고 원고 측의 주장을 뒷받침할 만한 실질적인 근거가 부족하기 때문에 판사가 감사를 저지해선 안 된다는 입장이다. 

포렌식 업체 ‘사이버 닌자’ 측 변호인은 “하루 정도의 금지 명령도 감사 (계획)에 차질을 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사이버 닌자는 카운티의 포렌식 감사를 맡은 업체 4곳 중 하나다. 

상원 측 변호를 맡은 변호인도 “상원은 항상 법을 준수하려고 했다”며 “원고 측이 요구하는 모든 것이 적용 여부를 떠나 이미 이뤄졌다고 본다. 금지 명령이 필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반면 원고 측은 재검표장인 애리조나 피닉스시(市)의 참전용사 기념관에 대한 보안 우려를 제기했다. 제기한 의혹 중에는 현지 기자가 기념관 주변을 나흘간 돌아다녔지만 아무도 이를 저지하지 않았다는 보도 내용이 포함됐다. 

원고 측 변호인은 감사가 진행 중이더라도 법에 따라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는 확신이 있기 전까지 일시 중단해선 안 된다는 이유가 되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상원은 소송이 성립될 만한 법적 근거가 부족하다며 이번 소송을 기각해달라고 법원에 요청했다. 

2차 청문회에선 구두변론이 진행될 예정이다.

마틴 판사는 감사를 반대해온 민주당 소속 케이티 홉스 주 국무장관과 비영리 단체 ‘애리조나 퍼스트 어멘드먼트 연합’의 참석을 허용했다. 

민주당 소속 마틴 판사는 크리스토퍼 쿠리 판사가 물러나면서 이번 사건을 맡게 됐다. 쿠리 판사는 과거 업무 관계에 있었던 변호사가 이번 사건에 합류하게 되면서, 법조윤리강령에 따라 사건에서 손을 떼게 됐다.  

마틴 판사는 민주당 측을 대변하는 법률회사 ‘퍼킨스 코이’와 합병하기 전 ‘브라운 앤 베인’ 법률회사에서 근무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