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틀 나토’ 쿼드, 인도산 백신 강화해 中 백신외교 견제

강우찬
2021년 03월 16일 오후 12:30 업데이트: 2021년 03월 16일 오후 2:27

미중 대결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백신 보급이 새로운 전장으로 떠올랐다.

지난 13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소집으로 사상 첫 미국·일본·인도·호주의 4개국 협의체 쿼드(Quad) 첫 정상회담이 열렸다.

약 2시간에 걸친 화상회담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요시히데 일본 총리, 모디 인도 총리, 모리슨 호주 총리는 5G망, 화웨이, 항해 안전, 백신 외교 등 현안을 논의했다. 대부분 중국과 관련된 의제들이었다.

쿼드 정상들은 회담 후 발표한 공동성명에서 2022년 말까지 인도가 최소 10억 회분의 백신을 생산할 수 있도록 인도의 백신 생산 능력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이는 중국이 자국산 시노백 백신을 개발도상국에 무상 혹은 저가로 공급하며 영향력을 강화하는 백신 외교를 펼치는 것에 대한 대응 차원으로 여겨진다.

미국은 중국의 백신 외교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이달 초 중국이 “백신을 이용해 각국과 접촉하면서도 인권, 표현의 자유, 종교의 자유, 언론의 자유 등 분야에서는 미국 및 다른 국가의 기준을 지키기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당초 이번 쿼드 정상회담은 직접 명시하지는 않았지만 중국에 대한 견제를 한층 강화하기 위한 의도로 해석됐다.

인도·태평양 지역의 안보에 직결되는 4개국 쿼드에 대해서는 ‘작은 나토(little NATO)’라는 평가도 나온다.

미국은 이번 회담에 바이든 대통령 외에도 해리스 부통령, 블링컨 국무장관,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참석했다. 미국이 이번 회담을 얼마나 중시하는지 충분히 드러나는 부분이다.

로이터 통신은 미국 고위 관리의 말을 인용해 이번 화상 정상회담이 조만간 개최할 대면 회담의 토대를 마련했다고 전했다.

또한 백악관 관계자가 “4개국 정상이 중국에 대한 우려를 중점적으로 언급하면서 국제사회에서 중국의 역할에 대해 터놓고 논의했다”고 말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한편, 중국 관영매체 환구시보 영문판 글로벌타임스는 쿼드의 인도산 코로나19 백신 공급 가속화 계획에 ‘실제로 가능할지는 의문’이라며 비판했다.

신문은 14일 공산당 싱크탱크 연구원의 발언을 인용해 인도의 백신 생산 능력을 인정하면서도 미국 정부나 기업이 핵심기술을 인도에 이전해줄 것 같지는 않다고 전했다.

그러나 기술 이전에 앞서 쿼드를 중심으로 한 중국산 백신에 대한 보이콧은 이미 진행 중이다.

일본은 쿼드 회담 수시간 전, 도쿄올림픽과 관련해 중국산 백신을 승인하지 않았으며 자국 선수들은 중국산 백신을 접종하지 않을 것임을 명확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