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칭더 민진당 총통 후보 지명…국민당은 경찰 출신 허우유이 유력

최창근
2023년 04월 12일 오후 8:00 업데이트: 2023년 05월 25일 오후 3:39

차이잉원 총통의 미국 방문 후 대만해협 양안(兩岸) 긴장 수위가 고조되고 있다. 와중에 내년 1월 치러질 총통·입법원 동시 선거 여야 대진표가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4월 12일 오후, 대만 집권 민주진보당(민진당)은 중앙집행위원회를 개최하여 라이칭더(賴清德) 현 부총통 겸 민진당 주석을 차기 총통 후보로 공식 지명했다.

오늘 지명 절차는 일종의 ‘형식상 절차’로서 라이칭더는 지난 3월 민진당 총통 후보 선출 당내 경선에 단독 입후보하여 사실상 후보로 확정됐다.

라이칭더 후보는 1959년생으로 입법위원, 타이난(臺南)시장을 거쳐 2016년 차이잉원 1기 정부에서 행정원장을 지냈다. 이후 2020년 5월 출범한 차이잉원 2기 정부 부총통을 맡고 있고 2023년 1월부터 민진당 주석직도 겸하고 있다.

라이칭더가 단독 출마하여 총통 후보로 지명된 결과를 두고서 당시 대만 매체들은 민진당이 당내 계파 간 교통정리를 통하여 라이칭더를 차기 후보로 낙점했다고 해석했다.

제1야당 중국국민당(국민당)도 차기 대선 후보 확정이 마무리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주리룬(朱立倫) 국민당 주석은 4월 11일 당 싱크탱크 국가정책연구기금회(財團法人國家政策研究基金會) 행사에 참석하여 “이미 준비가 끝났다.”고 발언하여 차기 대선 후보 선정이 마무리 단계임을 시사했다.

주리룬 주석은 “당내에서 의견 일치가 거의 이뤄졌다, 주관적·객관적 환경을 고려하여 가장 적절한 시기에 차출 형태의 후보 지명을 공포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앞서 국민당은 차기 총통 후보 선출을 당내 경선이 아닌 지명으로 하기로 결정했다. 경선으로 인한 당 분열을 막겠다는 의미이다.

주리룬 주석은 ‘적절한 시기’를 묻는 언론의 질문에 대해서는 지난 대선 후보의 사례를 예로 들었다. 그는 마잉주(馬英九) 전 총통은 5월경 지명됐고, 2016년, 2020년 선거에서는 각각 6월, 7월에 지명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는 범(泛)국민당 지지자, 비(非)민진당 지지자, 기타 야권 지지자를 망라한 대단결이 필요한 시점이다.”라고도 했다.

현재 국민당 내 유력 후보는 허우유이(侯友宜) 신베이(新北)시 시장이다. 중앙경찰대학 출신 경찰 관료로 경찰청장에 해당하는 내정부 경정서장, 중앙경찰대학 교장 역임 후 신베이시 부시장을 거쳐 재선 시장이 됐다. 경찰관 허우유이를 정계로 픽업하여 신베이시 부시장에 임명한 사람은 당시 시장이던 주리룬 현 당 주석이다.

일부 대만 매체는 국민당 관계자를 인용하여 허우유이 신베이 시장의 지명 가능성이 80%, 나머지 20%는 궈타이밍(郭臺銘) 폭스콘 창업자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다만 이러한 보도에 대하여 주리룬 주석은 “비전문가의 발언이며 확정된 것은 없다.”며 부인했다.

차기 총통 후보로 지명될 가능성이 높은 허우유이 시장은 “당분간 시정(市政)에 전념하겠다.”면서 몸을 낮췄다.

허우유이가 차기 후보로 유력시되는 이유는 ‘본선 경쟁력’ 때문이다. 라이칭더 현 부총통에 대하여 다른 후보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경쟁률을 보이기 때문이다.

대만 24시간 뉴스채널 TVBS는 4월 8일, 대만 총통 선거 지지율 조사 결과 라이칭더 현 부총통이 39%로 허우유이 신베이 시장(25.5%), 커원저 전 타이베이 시장(17.1%)을 앞섰다.“고 보도했다.

차기 국민당 총통 후보로 유력시 되는 허우유이 신베이시 시장. | 자유시보.

국민당 후보로 허우유이 시장이 지명될 경우 남은 변수는 궈타이밍 폭스콘 창업자의 행보이다. 이는 지난 2020년 대선 과정에서 보인 그의 행보에서 기인한다. 2019년 국민당 당내 경선에서 한궈위(韓國瑜) 당시 가오슝(高雄)시 시장이 지명되자 궈타이밍은 이에 반발하여 국민당을 탈당했다. 이후 독자 대선 행보를 하다 국민당에서 분당한 범람(泛藍·범 국민당)계 정당인 친민당(親民黨) 쑹추위(宋楚瑜) 후보를 지지했다.

대만 매체들은 궈타이밍의 지난 행적을 언급하며“2020년 대선에서처럼 차기 대선에서도 ‘몽니’를 부릴 가능성도 여전히 남아 있다.”고 해석했다.

‘대권 재수’를 선언한 궈타이밍은 “지난날은 경솔했다.”며 자세를 낮추고 국민당 복당 신청을 한 상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