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공 디지털 위안화, 핵심은 중앙화…기존 암호화폐와 차이

한동훈
2020년 08월 25일 오전 10:11 업데이트: 2020년 08월 25일 오전 10:26

중국 공산당(중공)이 종이화폐를 가상화폐로 바꾸는 ‘디지털 위안화’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중공 상무부는 지난 14일(현지 시각) 상하이, 베이징과 홍콩 등 전국 28개 지역에 ‘디지털 위안화’를 시범 발행한다고 밝혔다. 지난 4월 광둥성 선전 등 4개 도시에서 ‘폐쇄식 테스트’를 한 이후 4개월도 채 되지 않아 범위를 대폭 확대한 것이다.

디지털 위안화를 개발한 중공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지난 4월 중공 기관지 인민일보 기고문에 디지털 위안화에 대해 ‘위안화 전자판’이라고 밝혔다.

인민은행은 “발행비용이 낮고 거래가 더 편리하다”며 장점을 내세우는 한편, 시중에서 제기되는 ‘인플레이션 유발’ 우려에 대해서는 “유통 중인 화폐를 등가 교환하는 것”이라며 “그럴 일은 없을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기고문에 따르면, 디지털 위안화는 위안화를 가상화·디지털화하는 것이다. 휴대전화를 디지털 지갑으로 활용해 모바일 결제하듯 화폐를 주고받는다. 외출 시 현금을 소지할 필요가 없어진다.

그러나 일반적인 모바일 결제와 다르다. 중국의 전자결제 시스템인 위챗페이, 알리페이는 인터넷에 연결해야 거래할 수 있지만, 디지털 위안화는 인터넷 신호가 불안할 경우에도 결제가 가능하다.

인민은행 디지털통화연구소 무장춘 소장은 “휴대전화 2대를 서로 부딪히기만 해도 지갑 안에 있는 디지털 위안화를 다른 사람에게 송금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비트코인 같은 기존 암호화폐와도 큰 차이가 있다. 바로 중공이 신용을 보증하고, 인민은행이 발행한다는 점이다.

비트코인은 ‘블록체인’이라는 암호화 기술을 통해 화폐의 안전성을 강화한다. 블록체인 기술은 분산화된 시스템과 탈(脫)중앙화가 핵심이다. 세계 각지에 퍼져 있는 이용자들의 공동 작업을 통해 시스템이 유지된다. 중앙의 권위체가 없다는 의미다.

그런데 디지털 위안화는 중공과 인민은행이 화폐를 발행하고 통제한다. 블록체인 기술과는 정반대다.

인민은행은 이에 대해 “비트코인은 화폐가치가 안정적이지 않아 손해 보기 일쑤”라며 “디지털 위안화는 국가(중공)가 신용을 보증하기에 화폐가치가 더욱 안정적”이라고 설명한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중공 당국이 디지털 위안화 이용자의 모든 거래기록 및 재산상태를 추적하고 확인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에 인민은행은 “디지털 위안화는 일정 수준의 기밀성이 보장된 가상화폐”라며 사용자들을 안심시키고 있지만, 안면인식과 온라인 검열 등 전 국민 감시사회를 구축한 중공이 추진하는 디지털 위안화 사업은 “또 다른 통제수단”이라는 우려를 낳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