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통난 ‘허풍방역’, 中 허베이성 지자체 1·2인자 동반 사임

구칭얼(古清兒)
2021년 01월 28일 오후 3:40 업데이트: 2021년 01월 28일 오후 4:45

지난해 중국에서 ‘방역과 조업 재개’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던 허베이성 스자좡시의 지방당국 주장이 ‘허풍’으로 확인됐다.

최근 중공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베이징을 둘러싼 허베이성 지역 곳곳에서 재확산되는 가운데 스자좡시 가오청(藁城)구 최고책임자 당 서기와 구청장이 나란히 부실 방역의 책임을 지고 사임했다. 부구청장은 경고 조치를 받았다.

한국의 경기도와 비슷한 허베이성은 현재 여러 지역이 ‘고위험군’으로 지정돼 강도 높은 봉쇄 조치가 시행되고 있다. 특히 이번 허베이성 재확산의 진원지인 최대도시 스자좡에서도 재확산이 가장 심한 곳은 가오청구다.

가오청구 주민 톈(田)모씨(61)는 지난 2일 확진 판정을 받아 지역의 ‘1번 확진자’가 됐다. 이후 구 전체가 고위험 지역으로 지정되면서 주민들은 다른 지역으로의 이동이 금지됐다. 가오청구에서만 3만 명이 격리조치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 인해 허베이 정부 측은 지난 25일부터 이틀간 스자좡 시내 중위험군 이상 지역과 격리구역 주민 전원이 검사받도록 하는 대규모 조치를 시행해야 했다.

지난해 초까지만 해도 가오청구는 지역 내 기업의 조업 재개 비율이 100%를 달성해 허베이성의 칭찬을 받기도 했다. 구위원회 당 서기 싱궈후이는 “여러분의 경험이 성 전체 방역 모범 사례가 됐다”고 발표했다.

가오청구 경제개발국은 “가오청구 경제 개발구역의 질서 있는 조업 재개를 추진하고 경제와 사회 발전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고 자화자찬하기도 했다.

그러나 현지 언론은 실제 조업 재개율은 20%에 그친다며, 공장 직원들이 출근하기는 했지만 업무 정상화를 하지는 못했고 원료 없이 빈 기계를 그냥 돌리며 조업률 기준을 맞추기도 했다고 보도했다.

리린이 시사평론가는 “가오청구 1, 2인자가 교체됐다는 사실이 이 지역의 방역과 조업 재개가 허위임을 입증한다”며 “중공의 방역 선전은 과장돼 있다. 가혹한 봉쇄와 그에 따른 주민들의 생활고에 비해 실제 방역 효과는 매우 낮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스자좡시와 가오청구는 공동으로 올해 2월 26일까지 ‘허베이 여행·투자·관광 촉진을 위한 동계 축제’를 열기로 했지만, 가오청구가 고위험지역으로 지정된 데다 아직 관련 사업 소식이 전혀 없어 취소된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