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이나 파양 당한 상처 때문에 또 버려질까 무서워 엉엉 우는 아이

김연진
2021년 01월 24일 오전 10:26 업데이트: 2022년 12월 13일 오전 11:49

친부모, 그리고 양부모에게 버림을 받은 아이는 마음의 상처가 깊었다.

한창 사랑에 목마를 어린 나이에 부모에게 버림받은 상처. 9살이라는 나이에 감당하기에는 너무 버거웠다.

그래서일까. 입양센터에서도 적응하지 못하고, 계속 울기만 했다. 지능, 정서발달에도 악영향을 받아 ‘지적장애’ 판정을 받기도 했다.

그런 아이에게 뜻밖의 기적이 찾아왔다. 새로운 가족이 생긴 것이다.

MBC ‘휴먼다큐 사랑’
MBC ‘휴먼다큐 사랑’

이 사연은 과거 MBC ‘휴먼다큐 사랑’에서 소개된 태준이의 이야기다. 태준이는 친부모에게 버려지고, 입양된 가정에서도 방치돼 자랐다.

그러다 2년 반 만에 또 다시 파양됐다. 두 번이나 버림받은 상처 때문에 어딜 가도 적응하지 못하고 방황하기만 했다.

그런 태준이에게 김상훈씨와 윤정희씨 부부가 찾아왔다. 태준이에게 부모가 되어주기 위해서였다.

김씨 부부는 부모 없는 아이들을 10명이나 입양했다. 태준이도 그중 한 아이였다. 윤정희씨는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부모 없는 아이가 한 명이라도 줄었으면 하는 마음에서 입양하다 보니, 어느새 10명이나 됐다”고 고백했다.

MBC ‘휴먼다큐 사랑’
MBC ‘휴먼다큐 사랑’

김씨 부부가 처음 입양센터에서 태준이와 만났을 때, 태준이는 잔뜩 겁을 먹고 울었다.

윤씨가 다정하게 다가가 태준이를 꼭 안았지만, 태준이는 쉽사리 마음의 문을 열지 못했다.

김씨 부부가 태준이의 입양을 결정하고 집에 데려가려고 하자 태준이는 “안 갈 거야”라며 울기만 했다. 또 버려질까 봐 두려웠던 태준이였다.

하지만 김씨 부부는 포기하지 않았다. 윤씨는 “짜장면 좋아해? 저녁에 짜장면 시켜줄까?”라며 다정하게 말을 걸었다.

그러자 태준이는 “나 용돈 있는데…”라며 조금씩 입을 떼기 시작했다. 사랑과 관심에 드디어 마음의 문을 여는 순간이었다. 다른 형제들도 태준이를 환영하며 활짝 웃었다.

MBC ‘휴먼다큐 사랑’
MBC ‘휴먼다큐 사랑’

윤씨는 눈을 맞추며 “엄마 아들 해줘서 고마워”라고 말했다. 태준이는 말없이 ‘엄마’ 품에 꼭 안겼다. 태준이는 김씨 부부에게 입양된 후 ‘한결’이라는 이름으로 개명했다.

해당 방송분은 수많은 시청자들의 눈시울을 붉혔고, 방송 이후 이 가족의 근황이 궁금하다는 의견이 쏟아졌다.

과거 조선일보의 보도에 따르면, 김씨 가족은 매주 독거노인을 위해 음식을 전달하고 겨울철 연탄 봉사를 하는 등 선행을 이어갔다.

또한 엄마 윤씨는 “우리 맏딸은 소외된 청소년들을 돌보고 싶다며 선교사를 준비하고 있다. 둘째 딸은 아프고 힘든 사람들을 돕기 위해 간호학과에 진학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