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유 112팩’ 경비실에 맡긴 택배기사 다시 불러내 “문 앞에 가져다 놔라” 갑질한 주민

김연진
2020년 01월 31일 오전 10:54 업데이트: 2022년 12월 20일 오후 5:22

“택배기사입니다. 답답해서 글 한번 올려봅니다”

두유 112팩을 주문한 고객에게 이른바 ‘갑질’을 당한 택배기사가 온라인을 통해 하소연했다.

지난 29일 현직 택배기사라고 밝힌 A씨는 ‘두유 112팩’과 관련된 자신의 경험담을 털어놨다.

A씨는 “항상 힘내라고 감사 문자 주시고, 감사하다고 말해주시는 분들 덕분에 하루하루 힘들어도 견뎌냅니다”라며 “그런데 일부 고객들 때문에 눈살이 찌푸려지는 경우도 있다”라고 입을 열었다.

사연에 따르면 A씨는 두유 112팩을 주문한 고객에게 물건을 배송하기 위해 연락을 취했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연합뉴스

하지만 전화도 받지 않고, 문자에도 답장이 없자 두유 112팩을 경비실에 맡겼다.

그런데 잠시 후 고객에게 문자 메시지가 왔다.

고객은 “두유 112팩을 어떻게 옮기라고 경비실에 맡겨 놓았냐. 어쩌라는 거냐”라며 “생각이 있는 거야, 없는 거야”라고 폭언을 서슴지 않았다.

A씨는 “전화도 안 받으시고 문자도 답장이 없고, 따로 요청 사항이 없어 경비실에 맡겨 놓았다”고 답했다.

그러자 고객은 “무거워서 옮기기 힘든 물건을 연락이 안 된다는 이유로 경비실에 두는 게 말이 되냐. 생각 좀 하고 일을 해라. 다른 기사님들 일하는 센스 좀 배워라”고 쏘아붙였다.

보배드림

기분이 상한 A씨는 “네”라고 짧은 답장을 보냈고, 고객은 “고객 센터에 접수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결국 A씨는 다시 고객의 집으로 찾아가 경비실에 맡겨 놓은 두유 112팩을 집 앞으로 옮겨 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다시 가져다줘야 합니다. 그냥 가져다주면 해결되는 일이라고 해서… 정말 너무 싫지만 경비실에서 찾아서 다시 가져다주려고 합니다”라고 털어놨다.

해당 사연이 공개되자 누리꾼들은 갑질을 일삼은 고객을 향해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는 한편, A씨에게 뜨거운 응원을 보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