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유럽 대표 반공국가 리투아니아, 주대만무역대표부 개설

최창근
2022년 11월 8일 오후 4:15 업데이트: 2022년 11월 8일 오후 4:15

동유럽의 대표적인 반공(反共)·반러 국가 리투아니아가 주(駐)타이베이 무역대표부를 공식 개설했다.

중앙통신 등 대만 매체들은 11월 7일, “리투아니아 정부는 대만 주재 무역대표부 운영을 공식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대만 외교부는 이날 성명에서 아우슈리네 아르모나이테(Aušrinė Armonaitė) 리투아니아 경제·혁신부 장관이 리투아니아 주재 대만대표부에서 열린 기념 행사에서 이같이 말했다고 밝혔다.

아우슈리네 아르모나이테 장관은 트위터를 통해 “새로운 무역 대표부가 리투아니아와 대만 사이의 더 나은 협력을 가져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언급했다. 또 “리투아니아는 유럽연합(EU)의 첨단 기술 강국이 되기 위해 큰 발걸음을 내딛고 있으며, 이 파트너십은 이를 강화할 것이다.”라고도 밝혔다.

타이베이에서 열린 주대만리투아니아 무역대표부 개소식에는 야오진샹(姚金祥) 대만 외교부 유럽사 사장(司長·국장)이 참석하여 축하했다.

초대 주대만 대표로 잉그리다 시모니테(Ingrida Šimonytė) 총리의 보좌관 출신인 파울리우스 루카우스카스(Paulius Lukauskas)가 부임했다.

대만 외교부에 따르면 ‘대표부’ 공식 명칭은 ‘주타이베이 리투아니아 무역대표처(Lithuania’s Trade Representative Office in Taipei)’이며, 주타이베이 한국대표부를 비롯하여 다수 외교공관이 입주해 있는 타이베이시 신이(信義)구 타이베이 세계무역센터 국제무역빌딩 12층에 입주했다.

대만 주재 리투아니아 대표처 명칭에는 ‘대만(Taiwan)’이 아닌 ‘타이베이(Taipei)’가 사용됐다. 또한 ‘무역(Trade)’이라는 단어를 추가해 대표처의 경제·무역 기능을 강조했다. 이는 리투아니아가 대만과 관계를 강화하면서도 중국 자극을 최소화하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해 리투아니아와 대만 관계가 개선됨에 따라 리투아니아 주재 ‘대만대표부’의 명칭을 두고 리투아니아는 중국으로부터 정치적·경제적 압박을 받아 왔다.

‘리투아니아 주재 대만 대표처(The Taiwanese Representative Office in Lithuania)는 1년 전인 지난해 11월 리투아니아 수도 빌뉴스에서 공식 개설됐다. 당시 ‘타이베이’가 아닌 ‘대만’ 명칭을 사용한 것을 두고 대만 외교가는 ‘외교적 성과’로 자찬했다.

2021년 리투아니아가 수도 빌뉴스에 ‘대만대표부’ 설치를 발표한 중국은 자국 주재 리투아니아 대사를 소환하고 양국 외교 관계를 격하하는 등 외교 보복을 가했고, 일부 리투아니아 수출품의 통관을 막는 등 경제 보복에 나섰다.

중국의 대외 원칙인 ‘하나의 중국’에 의거하여 대만은 공식 수교국 외 비(非)공식 외교 관계에서 통용국호 ‘대만(Taiwan)’이나 공식국호 ‘중화민국(ROC)’ 등의 명칭 사용은 제한받고 있으며 수도 ‘타이베이(Taipei)’가 들어간 명칭을 사용하고 있다. 1992년 한국-대만 단교 후 설립된 양국 비공식 대표부 명칭도 ‘주한국타이베이대표부(서울)’ ‘주타이베이한국대표부(타이베이)’이다.

중국의 압력 속에서 2022년 11월 현재 대만은 전 세계 14개국과 공식 외교 관계를 맺고 있다. ▲유럽: 바티칸 ▲오세아니아: 나우루, 투발루, 마셜 제도, 팔라우 ▲중앙아메리카: 벨리즈, 온두라스 ▲과테말라 카리브해: 아이티, 세인트루시아, 세인트키츠 네비스, 세인트빈센트 그레나딘 ▲남아메리카: 파라과이 ▲아프리카: 에스와티니 등이다.

이러한 외교적 고립 속에서 발트3국 중 하나인 리투아니아와 상호 무역대표부를 개설한 것은 대만 외교의 성과로 꼽힌다. 다만 ‘대만’이 아닌 ‘타이베이’ 명칭의 무역대표부 설치는 절반의 성공으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