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방항공 성접대 스캔들… “승무원이 지령 받아 고위층 유혹”

류지윤
2021년 04월 23일 오후 7:28 업데이트: 2021년 04월 23일 오후 8:55

중공 국영 항공사 동방항공(東方航空)에서 성 로비 스캔들이 터졌다. 사건과 관련된 스튜어디스는 중공 당원으로, 동방항공이 재빠르게 최초 유포자에게 삭제를 요구하며 협박한 사실이 밝혀졌다.

이번 사건이 폭로되었을 뿐, 이런 일은 중공 관리 사회에서 비일비재하게 발생한다는 것이 중국 누리꾼들의 생각이다.

최근 중국 1인 미디어 플랫폼 ‘오늘의 의혹’(今日質疑)은 동방항공의 승무원 니가오핑(倪高平)이 동방항공 장쑤성(江蘇省) 지사의 한 고위직 톈(田)모씨의 소개로 다른 고위직 치우(仇)모씨에게 성 접대를 했다는 위챗 내용을 캡처해 공개했다. 이후 해당 소식은 중국 인터넷을 뜨겁게 달궜다.

유포자는 웨이보에서 이번 스캔들에 휩싸인 승무원 니씨는 동방항공의 ‘모범 근로자’이자 중공 당원이라고 폭로했다. 내부 관계자가 자유아시아방송(RFA)에 확인해준 바에 따르면 그녀는 동방항공 객실 담당 6개 부서의 당 지부 서기였다.

유포자는 톈 씨가 동방항공 장쑤성 지사의 당서기 겸 부사장 톈훙(田洪)일 가능성을 암시했다.

유포자는 또 사건이 알려진 후 동방항공이 대외적으로 사건 처리 결정을 즉각 통보하기는커녕 공공관계 수단을 동원해 삭제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최초로 사건을 폭로한 1인 미디어 ‘오늘의 의혹’ 책임자인 천쥔(陳軍)은 자유아시아방송에 “사건 공개 직후 많은 관심을 끌었지만, 곧 동방항공 장쑤성 지사 당사무소의 코우링난(寇靈楠)이라는 사람으로부터 글을 삭제하라는 전화를 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삭제하지 않으면 장쑤성에서 언론사를 운영하는 데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는 은근한 위협까지 받았다”며 동방항공이 자신의 고향인 타이저우(泰州)의 지방 당국까지 찾아가 압박했다고 전했다.

천씨는 “압박은 분명히 있을 거란 걸 알았다. 전날 동방항공 관계자가 이번 사건 파장이 너무 크다고 알려줬다. 그들은 파장이 크다고만 했지 그 사건 자체를 부인하지는 않았다. 그러다가 오늘 내 고향의 왕신반(網信辦∙중국인터넷망정보판공실)이 나를 협박했다. 이런 방식으로 글을 지우는 게 이미 일상화됐다”라고 말했다.

이번 사건은 중국 인터넷상에서 계속해서 확산되고 있다. 한 웨이보 이용자는 승무원 니 씨를 “진짜로 인민을 위해 봉사하는 좋은 당원”이라고 꼬집었다.

지역 언론인 양(楊)모씨는 자유아시아방송에 “동방항공과 중국민간항공국(CAAC) 고위층이 연루된 것으로 추정되면서 이번 사태가 급물살을 탔다”고 전했다.

양 씨는 “정보가 확실하지 않아 사건의 진위를 가리기는 어렵다”면서도 “성(性)으로 권력과 거래하는  관행은 중공 관계에 계속 존재해왔고 스캔들 다수는 사실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그는 “오늘 막 퍼진 소식인데, 내용이 좀 폭발적이다. 그 치우 씨의 직위는 아마 상당히 높을 것이다. 민간항공국 아니면 상하이 본사 (고위층) 인사일 것이다”라며 “이런 일은 매일같이 발생하는 데 (이번에는) 누군가의 고발로 밝혀진 것뿐”이라고 했다.

승무원 니씨는 지난 21일 상하이 공항 공안지국을 찾아가 누군가가 위챗 채팅 내용을 조작해 자신을 모함했다며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니 씨 혹은 성접대에 연루된 고위층에 앙심을 품은 누군가의 고발 가능성이 읽히는 대목이다.

동방항공 선전부 관계자는 22일 중국 언론에 “직원 개인의 일”이라며 “업무에 미치는 영향은 좀 더 확인해봐야 한다”고 논평했다.

다른 부서들은 이번 사건에 침묵하고 있다. 동방항공 장쑤성 지사의 여러 부서도 응답을 거부했으며 중공 선전부 역시 전화를 받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